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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의 죽음과 1회용품의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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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01  23:5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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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국 변호사
법무법인(유한) 동인

스페인 남부 무르시아 해변에 떠밀려 나온 향고래의 뱃속에는 29kg에 이르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있었다고 한다. 비닐봉지와 같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위장과 창자를 막아 복막염으로 죽은 것이라고 한다. 뱃속에서 나온 쓰레기 더미를 보면 우리가 흔히 보는 검은색 비닐봉투 투성이이다. 

 예전에 한때 1회용품 사용을 규제한다고 하여 보증금을 받고 머그잔 사용을 열심히 홍보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알게 모르게 친환경적 분위기는 사라지고, 그 사이에 카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카페를 가건, 커피를 머그잔에 담아줄지 1회용컵에 담아줄지 묻지도 않고 1회용컵에 담아주는 당황스런 상황을 많이 접하게 되었고 이제는 머그잔을 원하는 사람이 알아서 적극적으로 머그잔에 달라고 해야 하는 상황으로 바뀌어 버렸다. 그리고 중국의 폐기물반입금지의 반사효과로 국내 플라스틱과 비닐의 폐기물수거가 막히는 결과가 되자 다시 1회용컵 사용을 제한하고 텀블러 이용자에게 가격을 할인해 주겠다고 하자 과거로 돌아간 듯한 데자뷰에 당황스럽다. 왜 과거 10여년 사이에 1회용품에 대한 정책은 후퇴하고 있었는가?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은 카페를 비롯한 식품접객업소에 대하여 1회용품의 사용을 제한하고 무상으로 제공할 것을 금지하면서 이를 위반할 경우에는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자발적 협약을 체결하여 이행하는 업체에 대하여는 1회용품 사용을 허용할 수 있는 예외를 인정하여 보증금을 내도록 하였는데 이것이 2008년 6월 30일부터 보증금이 없어지고, 1회용품 제한에서 종이컵이 삭제되게 되면서 카페에서의 종이컵 사용이 규제에서 완전히 풀리게 된 것이다. 종이컵과 달리 합성수지컵은 규제대상에 그대로 남았지만 자발적 협약이라는 미명하에 사실상 허용된 셈이다. 2009년 이후 자발적 협약은 보증금이 아닌 텀블러 등 다회용 컵에 대한 가격할인 등 인센티브 제공으로 방향을 선회하게 된다. 2013. 8. 13. 개정 자원재활용법은 테이크아웃에 대하여도 예외를 인정하게 된다. 1회용컵에 대한 규제는 유야무야하게 된 것이다. 

 이제 텀블러를 가지고 가면 10% 할인, 리필 혜택을 주겠다고 한다. 1회용컵 보증금 제도도 다시 부활할 전망이다. 처리가 어려운 플라스틱과 같은 폐기물은 발생량을 줄이는 것이 최선이고 이를 위해 자발적인 동참이 이상적일 것이다. 그러나 1회용품 사용과 관련한 정책변화는 규제를 푸는 방향이었고 반사적으로 1회용품의 사용은 무제한적으로 늘어난 역사적 경험에 비추어보면 자율협약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규제의 틀도 갖추고 운용의 묘를 발휘하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싶다. 경제발전만이 아니라 환경을 보호하는 것도 우리에게는 또다른 가치이기 때문이다. 고래가 플라스틱 쓰레기로 죽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우리 자신의 미래 모습이 될 수도 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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