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와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겨울철 폭설이 잇따르고 있어 제설제 사용량도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 주로 사용하는 제설제는 거의 대부분이 ‘염화나트륨(NacCl)’이라고 불리는 소금과 염화칼슘(CaCl2)으로 염화물이 주요성분이다. 그런데 염화물계 제설제는 제설효과는 뛰어난 반면 건물과 도로, 차량 부식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심각한 토양과 하천 오염을 유발하고 식물의 생장을 방해하는 치명적인 환경오염원이 될 수 있다고 알려졌다.

환경부는 2008년부터 ‘환경표지대상제품 및 인증기준’에 따라 염화물계 제설제의 문제점을 개선한 저염화물계 또는 비염화물계 제설제에 대해 ‘친환경 제설제’로 환경마크를 인증하고 있다. 또 지자체와 관련 부처에 환경부에서 인증한 친환경 제설제 사용을 권고하고 조달청에서도 2013년부터 제설제는 친환경 제품만 취급하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자스민 의원이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4년간 지자체와 관련부처의 친환경 제설제 사용률은 매우 저조하게 나타나 친환경 제설제에 대한 인증이 무색할 정도였다.

제설제 사용량이 비교적 많은 서울과 경기 지역 지자체에서 지난 4년간 사용한 제설제의 총량을 비교해봤더니, 친환경 제설제 사용량은 10만9753톤으로 일반 제설제 사용량 32만5797톤의 3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년간 국토교통부가 전국의 국도에 살포한 제설제는 총 33만7756톤이었는데, 이중 친환경 제설제는 5822톤으로 전체 사용량의 2%도 되지 않았다. 폭설이 잦아 제설제 사용량이 가장 많은 한국도로공사 강원지사의 제설제 총 사용량은 12만3654톤이었는데, 이 가운데 친환경 제설제는 56톤에 불과해 전체 사용량의 0.1%에 머물렀다.

친환경 제설제의 사용률이 이렇게 낮은 것은 최대 70배까지 차이 나지만 제설효과가 일반 제설제만 못하고 아직 환경에 대한 영향성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지자체와 국토교통부 실무자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이자스민 의원은 “아무리 친환경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제 기능을 못하는 값만 비싼 제품은 현장에서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며 “환경부가 환경표지 인증만 해놓고 현장에 대한 모니터링과 검증이 없어 친환경 제설제에 대한 의심을 키워 환경부 스스로가 친환경 제설제의 발목을 잡은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자스민 의원은 “지금까지의 제설제에 대한 논의는 주로 건물과 도로, 차량에 대한 피해에 대해 이뤄지고 있지만, 환경에 대한 유해성을 충분히 고려해 하루 속히 전반적인 친환경 제설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