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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환경규제 화평법, 기업 목소리도 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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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8.24  11: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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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중국 텐진항 물류창고에서 대규모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현재까지 집계된 사망자 수는 104명이고 부상자는 700여 명을 육박했다. 폭발이 발생한 루이하이물류는 주로 위험 화학약품의 컨테이너 선적과 하적, 운송 등을 담당하는 기업이다. 이 회사가 주로 다루는 화학물질은 액화가스, 가연성 액체 등 주로 독극물이다. 이 때문에 사고가 일어난 지 며칠이 지났지만, 폭발사고가 일어난 컨테이너 주변은 현재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폭발과 함께 다량의 독극물이 유출되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현장에 화생방부대를 투입해 현장을 수습하고 있지만, 언론과 전문가들은 대기 중 독극물 유출 가능성을 제기해 자국민들과 인근 주변국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화학 사고가 여러 차례 발생한 바 있다. 지난 2012년에는 LG화학 청주공장이 폭발하여 1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같은 해 구미에서도 불화수소산 폭발 사고가 발생해 5명이 숨지고, 만여 명이 다쳤다. 또 2014년 대구 도금공장 염소산 가스누출사고, 2014년 빙그레 공장 암모니아 가스 폭발사고 등 크고 작은 화학물질 사고가 끊이지 않고 발생해왔다.

폭발 등으로 인한 화학 사고가 발생할 경우는 피해가 단순히 재산적인 것에 그치지 않는다. 폭발로 인한 직접적 사망뿐 아니라, 주변 거주 주민들은 후속적 사고 후유증에 시달린다.

실제로 인도의 작은 도시인 보팔의 폭발사고 당시 농약의 일종인 아이소사이안화 메틸 가스가 42톤 누출돼 인근 지역을 초토화 시켰다. 이 사고로 인해 51만 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는데, 그 중 8000여 명은 사망했고 남은 주민들은 실명, 호흡곤란, 유전자 돌연변이, 중추신경계 이상, 면역체계 이상 등 사고 후유증에 시달렸다. 이뿐만이 아니다. 근방 화학물질로 인해 주변 농작물이 죽고, 토지나 강·저수지는 독극물로 오염되어 생태계 파괴를 불러일으켰다.

3차 피해의 심각한 문제는 그 피해를 복구하는 데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이렇듯 화학물질의 경우 사고가 발생할 시 후속적 피해의 여파가 오랫동안 지속되기 때문에 신중한 안전관리가 요구된다.

이와 관련하여 현재 우리나라는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을 시행하고 있다. 화평법은 산업계의 반발 등으로 4년여를 끌어오다 2013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화평법은 국내에서 유통되는 화학물질의 위해성으로부터 국민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됐다. 화평법은 연간 1톤 이상 제조·수입되는 기존화학물질과 새롭게 국내로 유입되는 신규화학물질에 대해 유해성 심사를 의무화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또한, 기업은 1톤 이상의 기존 화학물질이나 신규 화학물질을 제조·수입 시 매년 용도와 제조·수입량 등을 등록해야 한다.또 해당 화학물질의 유해성 및 위해성 등에 관한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법 제정 과정에서부터 기업들의 불만이 매우 컸다. 기업들은 화학물질 등록비와 영업비밀 공개 등을 문제로 삼으며 반발했고, 미국무역대표부 또한 화평법에 대해 통상마찰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화평법이 시행된 지 반년이 지났으나 많은 중소기업이 경제적·행정적 부담으로 새로운 법체계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환경부는 적극적으로 화평법을 지원하기 위해 공단 보유 기술의 무상 이전을 추진했다. 무상 이전은 화평법 시행에 따라 화학물질 등록에 요구되는 환경 유해성 시험항목이 증가하면서 시험 기반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중소시험기관이 원활하게 시험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는 환경 유해성 시험 경험과 기술을 공유함으로써 중소기업으로 하여금 화평법 정착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환경부는 화평법의 취지를 잘 살리면서 기업의 목소리를 반영한 제도를 개선해야한다. 또한 중소기업 지원이 절실한 만큼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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