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의를 둘러보면 눈에 띄게 늘어나는 고령자의 모습에 새삼스럽게 놀라게 된다. 생산인구보다 노령인력이 늘어가는 사회구조에서 국가경쟁력 약화라는 문제가 생긴다. 또한 고형화 사회에 따른 질병의 변화로 인한 의료비 급증은 국가보험재정에서, 그리고 각 가정에서 불화의 씨앗이 되고 있습니다. 노화에 동반한 질병 중에서 가장 치명적인 것이 뇌중풍인데, 이는 한 개인의 삶의 질을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크게 부담이 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최근 서점에서 우연히 눈에 띠는 책이 있었다. 책 이름은 <뇌중풍의 치료와 재발억제전략>, 저자는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한방병원 중풍센터장을 역임했던 조기호 교수다.

중풍이란 의학용어가 뇌중풍이란 단어로 쉽게 다가오지 않겠지만, 의학용어가 개편되면서 뇌졸중, 중풍이라고 했던 용어가 뇌중풍으로 통일된 것이다. 이 책은 뇌중풍(중풍, 뇌졸중)에 대해서 알고 싶어 하는 의사, 수련의, 일반 독자들을 위해서 속시원하게 알기 쉽게 쓴 책이다.

2000년 전까지는 서양의학보다도 한방치료를 우선으로 했던 시절로서 급성기에도 한방병원 응급실을 찾는 분들이 많았다. 국민들은 뇌중풍이 발병하면 무엇보다도 한방치료를 먼저 생각하고 진료를 받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겨왔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와서 서양의학에서 중풍 환자는 골든타임을 놓치면 회복하기 어렵다는 슬로건으로 대국민들에게 홍보하기 시작한 이후 한방병원에 계속적으로 급성기 환자가 줄어들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국가 정책적으로 재활병원이나 요양병원이 진료비 국가보조를 받아 우후죽순처럼 생기면서 저렴한 비용으로 만성기 중풍환자들이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저자는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부속 한방병원에서 오랫동안 순환기, 신경계 질환 진료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연수를 다녀와서는 한국 한의학적인 진료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고 일본 한방적인 관점, 서양의학적인 관점, 중국의 중의학적인 관점 등을 모두 연구해왔다. 열린 마음으로 환자를 위해 도움이 되는 진료가 무엇인지 고민을 많이 해온 저자의 마음이 책을 통해 엿보였다. 저자는 매년 일본 의사들이 실제적인 한방진료를 국내에 책, 논문, 학회발표, 세미나, 강좌 등을 통해서 다양하게 소개하면서 새로운 논의의 장을 만들기도 했다.

이 책에는 한의학적인 장점과 한의학의 장점을 서로 살린다는 의미의 '통합의학'이란 부제가 붙어있다. 환자를 치료함에 있어서 한방과 양방이라는 수단을 우선하는 것이 아니라 질병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치료에 접근하는 것은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다.

이 책의 특징은 크게 세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구성 면에서 뇌전반에 걸쳐 일반인을 위해 쉽게 이해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질병 각론에서는 많은 그림과 도표를 통하여 이해하기 쉽고 읽기 쉽도록 배려했다.

둘째, 치료부문에서는 양방에서 사용하는 약물을 사진을 실어 알기 쉽고 이해하기 쉽게 하였으며, 일본의학에서 가져온 수술방법들에 대해서는 화려한 그림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셋째, 국민들은 양약과 한약을 동시에 복용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자료가 미비한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양약과 한약을 어떻게 조화롭게 사용하느냐 하는 약물상호작용까지 데이터를 통해 설명하고 있어, 의사와 환자의 입장에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넷째, 참고문헌을 정확하게 인용함으로써 주관적인 개인경험 위주로 흐르기 쉬운 내용을 지양하고, 학자로서의 품위와 객관성을 잃지 않고 있다. 이는 임상가로서 진료 활용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다섯째, 뇌중풍의 구체적인 질환에 따라 자세하게 한양방 임상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했다.

바쁜 일상에서도 국민들의 건강증진을 위해서 진료에 임하고 있는 분들에게 중풍 뿐만 아니라 뇌중풍의 선행질환을 치료하는데 있어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에서 필자는 이 책을 적극적으로 추천하고자 한다.

<서평=고창남(강동경희대학교한방병원장, 대한중풍 순환신경학회 이사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한방순환신경내과 주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