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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안양천 지킴이 이성섭 회장환경은 뿌린 만큼 거두는 것
김헌수, 문홍주 기자  |  webmaster@ecola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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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2.17  11:5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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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환경부는 2015년 업무계획 보고를 통해 작은 하천부터 시작하는, '윗물 살리기'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계획은 안양환경단체연합회 이성섭 회장에게는 다소 새삼스러운 내용일 것이다. 이성섭 회장은 서울의 7개구를 거치는 대표적인 '윗물'인 안양천을 살리기 위해 90년대부터 지금까지 노력해 왔다. 안양천은 80,90년대 경제개발의 부작용으로 몸살을 알았다. 안양천의 오염도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러한 안양천의 오염은 지속적인 환경운동에 힘입어 오염도를 97% 감소시키는 성과를 이뤘다. 이러한 놀라운 결과가 어떻게 가능했는지 이성섭 회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안양환경단체연합회 사무실에서 환경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이성섭 회장

Q : 먼저 환경과 관련된 일을 하시게 된 계기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A : 고려전수중학교에서 3년 동안 공부를 한 나는 검정고시에 합격, 수원고등학교에 당당히 입학했다. 고등학교에 진학했지만 집안일을 도맡아 해야 했기 때문에 학창시절의 낭만이라고는 느낄 틈이 없었다. 대학생활 내내 졸업 때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서울에서 숙식 가정교사 노릇을 했던 나는 제대 후 복학하고, 대학을 졸업한 뒤 흥일약품에 입사했다. 여기까지라면 여느 사람들의 삶과 크게 다를 것이 없었을 것이다. 회사에 착실히 다니고 좋은 여자를 만나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그런데 운명이 나에게 조금 다른 길을 인도했다. 내가 취직한 회사가 6개월 만에 부도가 나버린 것이다. 나는 고향 안양으로 돌아가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안양은 내게 ‘고향’이라기보다는 ‘연고지’ 정도의 의미에 불과했다. 내가 태어난 곳이라는 사실 외에는 기억하고 있는 것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안양에서 약국을 열고 약사 일을 하면서 15년 동안 경기도 약사협의회에서 약사환경위원회 위원으로 각 학교의 수질, 소음, 조도 등을 측정해 학교환경조사서를 만드는 일을 했다. 하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데이터들은 그 노력에 비해 정책에 그다지 반영되지 않았고, 회의감마저 느껴졌다. 
 계속 이 일을 해야할까 고민했다. 하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경기도 도의원에 출마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것이 본격적으로 환경운동에 몸담게 된 근본적인 계기가 됐다.


Q : 경기도 도의원에 출마하셨을 때 안양천의 오염도가 심각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문제가 있었고, 어떻게 이를 해결하셨는지 듣고 싶습니다.

A : 안양천을 옛날에는 앞개울 수암 천을 뒷개울이라 부르기도 했으며 한 때는 갈 천이라는 별명을 듣기도 했다. 안양천은 총 유로연장 35.1km로서 한강의 제 1지루인 백운산 계곡에서 발원하여 의왕시 군포시 안양시 부천시 광명시와 서울의 7개구를 거치는 가장 큰 물줄기라 할 수가 있다.
 지금은 흐르고 있는 모든 하천들이 오염되어 모두들 강과 하천에 등을 돌리고 있지만 그 이전에는 내 집 앞마당처럼 하루에도 몇 번씩 하천을 오르내리는 길잡이로서 또는 어린 시절 멱 감고 천엽 하던 개구쟁이들의 물 놀이터로  오순도순 아낙네들의 담소가 아래, 윗마을 작은 소식으로 전해지는 빨래터로서 지역사회의 생활터전이고 지역의 역사와 추억을 만들어 왔던 곳이기도 했다.
  이처럼 안양시민이라면 누구나 어린 시절 안양천의 이야기를 추억 속에서 잊을 수가 없을 것이다. 그 당시 안양이라는 곳은 수많은 제지공장과 방직공장들이 활발하게 산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수질과 수량이 풍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80년대 들어 사랑받던 추억속의 안양천은 썩은 물이 넘쳐나는, 시민에게 외면 받든 하천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성급한 경제발전에 밀려 전국 산천이  오염물로 쌓여가던 안양천은 전국에서 가장 오염된 하천이라는 불명예를 가져야 했다. 안양시민에게는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었다. 
 죽어가는 안양천을 살려보자는 시민의지와 노력은 시민과 환경회원들이 안양천에  모여드는 공감대를 만들어 갈수가 있었고 안양천에 대한 시민환경의식이 점점 높아지는 계기가 되었다. 여기에는  환경인들의 땀과 노력도 있었지만  2000년도부터 신중대 안양시장의 환경 철학과 환경행정, 그리고 막대한 안양시 예산이 투입되면서 이 역사적인 안양천 살리기 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 졌다. 
 20여년이 지난 지금 안양시민들이 즐겨 찾는 보고 싶은 하천으로 되살아나고 있다는 사실에 나는 큰 긍지를 가지고 있다. 일 년이면 수만 명이 안양천을 찾아오고 철새와 물고기가 뛰어노는 생활터전과 여가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는 곳이 시민의 하천 안양천이다. 우리 안양천을 살리는 일은 모두에게 부여된 시대적 사명이며 우리세대가 책임지고 살려내야 할 목표임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 다 같이 내 집 앞마당처럼 안양천을 생명의 하천으로 만들어 가는데 온 시민의 노력을 모아가야 한다. 물 길 따라 사람들이 모이고 도시가 형성되면서 문화와 문명 그리고 역사를 만들어 왔다는 것이 지구촌 역사 이야기였다. 다가오는 21세기 풍부한 수자원을 확보한 국가만이 세계를 주도한다는 미래 학자들의 예언이고 우리 인류의 미래라 할 수가 있다. 우리 안양천 포럼이 창립 이래 매달 세째주 목요일에 어김없이 모여 안양천의 현재와 미래를 설계하고 있는 목적도 여기에 있다. 이제 강과하천 그리고  물에 대한 편견과 잘못된 생각을 바꾸고 물 자원 확보에 대한 장기적인 대책과 물에 대한 국민의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자연의 혜택은 환경을 지키고 보존하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 할 수 있다.
가까이 하고 싶은 안양천 그리고 안양의 문화와 역사를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는  안양시민의 염원과 희망이 살아 숨 쉬는 안양천은 그 만큼 환경인들의 땀과 노력이 함께했다는 사실도 안양천 이야기로 길이길이 전해질 것이다.

   
△제 6회 시민안양천 걷기 행사에서 개회사를 전하고 있는 이성섭 회장
   
△안양천 쌍개울에서 1사 1하천 정화활동을 하고 있는 이성섭 안양지역 환경단체연합회장(왼쪽 4번째)

Q : 현재 몸 담고 계시는 안양환경단체연합회와 경기환경문제 연구소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환경운동을 추진해오셨는지 알고 싶습니다.

A : 안양환경단체 연합회와 경기환경문제 연구소는 안양천을 중심으로 시민과 전문가들이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 안양천 살리기 시민운동은 경기환경문제연구소 주관으로 1993년 9월 시작해 지금까지 22년째 매년마다 지속되고 있다. 94년과 95년에는 안양천을 살리기 위한 안양시민 대토론회와 쓰레기 종량제와 관련한 시민 대토론회를 진행함으로서 시민과 전문가가 함께 하는 환경단체로 거듭났다. 뿐만 아니라 매년 1월에는 수리산 반딧불이 및 문화체험장을 통해 야생조수 먹이주기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매년 10월에는 '환경생태체험 문화탐방'을 통해 시민들에게 생태의 중요성을 전하고 있다. 경기환경문제 연구소의 후원단체인 경기환경사업진흥회에서는 매년마다 환경봉사대상 수상자를 선정 발표하고 있다. 2014년에는 제 16회 환경봉사 4명의 수상자를 선정 발표해 장학금을 수여하는 등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안양환경단체연합회는 좀 더 시민들이 자체적으로 주도하는 환경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물절약 가두 캠페인, 미꾸라지 방류 행사, 장마로 인해 유입된 쓰레기 수거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2007년에는 제 1회 환경사랑 안양천 시민 걷기 대회를 개최해 매년 시민들에게 안양천의 의미를 새롭게 전하고 있다. 2013년에는 세계물의날을 기념하기 위해 안양천 쌍개울 앞에서 환경단체 회원들과 고수부지와 하천 내 쓰레기 수거작업을 실시하였으며,수질정화를 위한 미생물 EM흙공투척 행사를 진행했다. 이같은 노력이 결실을 거두어 올 14일에는 환경부의 발표를 통해 정부와 안양시, 환경단체의 지속적인 수질개선사업과 환경보전 실천운동으로 지난해 안양천의 수질오염도가 약 97%(BOD 146.0→4.7㎎/L) 줄어들었다는 공식 결과가 나왔다.

   
△제13회 환경봉사대상으로 선정된 수상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이성섭 회장
   
△제 9회 시민안양천걷기 행사에 이성섭 대표(왼쪽 4번째)와 
이필운 안양시장(왼쪽 5번째)을 비롯한 시민들이 함께 걷고 있다.

Q : 안양천 정화 운동 외에도 많은 일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A : 내가 지금까지 해온 환경보호 운동은 안양천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안양환경단체연합회 회원들과 함께 충남 태안군 만리포 해양 기름오염지역을 찾아 나서기도 했다.
만리포 해수욕장 인근 해안에 도착한 나를 포함한 모든 회원들은 시커먼 기름으로 뒤덮인 모래사장의 모습에 잠시 할 말을 잃었다. 걸레를 들고 모래밭을 들치면서 기름을 닦아내는 한 촌로의 눈물과 한탄하는 목소리가 우리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그 옆에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요”를 외치면서 목 놓아 울고 있는 그곳 주민의 울부짖음은 우리들의 마음속을 파고들었다. 
해수욕장 땅속 깊이 스며든 기름덩어리들을 걸레로 씻어낸다는 것은 거의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러나 모래사장 바닥을 파내면서 열심히 기름을 씻어내는 환경단체 회원들의 얼굴에서는 필연코 이 재앙을 극복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읽을 수가 있었다. 
얼마 전 독일의 유명한 작가 프랑크 쉬칭은 쓰나미의 가공할 파괴력을 지닌 자연재앙과 인간들의 아비규환의 참상을 예견한 소설 “무리”를 펴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런데 지금 이러한 사실들이 우리 앞에 현실로 종종 나타나고 있다. 해일을 통해서 또는 산불로 인해서, 인류의 시작이며 생명의 원천인 바다를 오염시킴으로써, 인류의 문명을 일구고 삶을 만들게 해준 바다가 우리 인류에게 계속된 요람으로 존재할 수가 있는가? 아니면 인류의 삶을 송두리째 묻어버리는 무덤이 될 것 인가하는 생각을 다시 한 번하게 됐다.
인간들의 욕심과 탐욕 속에 눈이 어두워 순간적인 실수를 저지르고, 이러한 실수는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아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인간은 자연에 대한 새로운 인식 즉, 자연은 단지 개발과 개척의 대상만이 아니고 우리와 함께 공존해야 되는 대상임을 다시 한 번 알아야 할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자연을 알고 자연 속에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자연섭리를 이해하여야 할 것이다.

   
△환경에 "화합과 공존"이 중요하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는 이성섭 회장


Q : 보건과 환경문제는 뗄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성섭 회장께서는 대한약사회 환경위원회 부위원장이시기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한약사회에서 어떤 보건 환경 교육을 추진하고 있는지 말씀해주십시오.

A : 미국의 의학 관련 저널 '알코올리즘 : 임상과 실험 연구'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14∼16살 청소년 가운데 수면 장애 또는 부족을 겪는 경우는 그렇지 않은 또래에 비해 수년 뒤 과음·폭음 등 음주 관련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최대 47%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경제 침체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청년 실업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저하되고 있는 출산율에 비해 상대적으로 청소년 자살률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청소년 자살의 원인 중 절대 다수는 ‘학업’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청소년들은 약물의 유혹에 넘어가기 쉽다. 정부는 담뱃값을 올려서 흡연율을 낮추겠다고 하는데 과연 얼마만큼의 효과가 있을지 의문스럽다. 도리어 청소년들이 담뱃값 때문에 범죄까지 저지르게 되는 건 아닌지 우려가 된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환경운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학교환경 조사서에서부터 시작한 것처럼 나는 대한약사회 정책위원회 위원으로서 아이들에게 깨끗한 환경을 물려주기 위해 청소년 약물중독 방지대책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내가 생각할 때 이 시대의 가장 큰 어려움은 사실 ‘경제’가 아니라 믿고 의지할 ‘어른’이 부족하다는 게 아닐까 한다. 나를 비롯한 동년의 세대들이 이 나라의 경제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한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세대가 이뤄놓은 급격한 경제발전은 많은 환경의 부작용을 담보로 했다. 아이들에게 그 책임을 모두 떠넘길 수는 없다. 어른들이 앞장서서 환경보호의 모범이 되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속발전이 가능한 사회’라는 말은 한낱 꿈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이다.

Q : 앞으로 환경분야에 몸담게 될 후학들에게 하시고 싶으신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A : 환경분야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물'이라고 생각한다. 물이 있어야 자연이 돌아가고 사람이 돌아가며 공장이 돌아간다. 물은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자원이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물이라는 자원은 결코 무한한 것이 아니다. 물도 하나의 자원이기 때문에 한정되어있다는 사실이다. 이제 인류의 역사가 계속되는 한 물의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며, 인간들에 의해서 물의 오염도 계속 될 것이다. 
그래서 유엔은 1992년부터 매년 3월 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선포하고 물 부족 사태에 대비하여 물의 소중함을 일깨워 왔지만 지구촌 곳곳에서 극심한 물 부족 사태와 물에 대한 분쟁이 국가 간 지역 간 끊이지 않고 있다. 유엔이 세계 물의 날을 제정한 지 10년 만에 2003년을 세계물의 해로 정한 것도 물 위기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알리고 국가마다 대책을 세우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젊은 후학들은 물이 곧 우리들의 생명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 이성섭 안양지역 환경단체연합회 회장 프로필

중앙대학교 약학과 졸업
대한약사회 환경위원회 부위원장
전) 경기도 의원
현) 경기환경문제연구소 소장
현) 안양지역 환경단체연합회 회장
저서 <알기 쉬운 환경><잠깐 쉬어가는 환경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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