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검찰청 특별수사부(부장검사 김지용)는  '화력발전소 발전설비납품'과 관련해 뇌물수수와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29명 중 12명을 구속 기소하고, 15명을 불구속 기소, 1명을 기소중지 했다고 밝혔다.

대구지방검찰청은 "2014.4.∼5.한수원에서 수사의뢰한 원전 납품 자재의 검사 증명서 위조 사례를 단서로 관련 정보 수집을 거쳐 2014.9.경부터 본격 적인 수사에 착수, 4개월간 집중적인 수사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수사 결과 한국◯◯발전(주), 한국△△발전(주)등 발주처 직원들은 납품업체의 제품이 발전소 건설 설계에 반영될 수 있도록 설계 또는 시공조건을 변경하거나 시공사에 압력을 행사한것으로 드러났다.

명절, 휴가 때마다 떡값 명목의 금품을 지속적으로 수수한 것을 비롯하여, 골프‧ 술 접대 및 유흥주점의 외상 술값까지 대납시키기도 했다.

비리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대기업 A건설 부장 A는 수수한 금품으로 상가를 매입하고, A건설 차장 B는 “차명계좌”를 이용하여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후 개인 대출금 변제했다.

A중공업 차장 C는 수수한 억대의 금품 대부분을 주식 투자에 탕진했고 B중공업 상무는 수수한 금품으로 고급 외제차(BMW)를 구입했다.

독일계 회사 부사장은 대리점 사장에게 “아파트 분양대금 대납”을 요구하여 2억 6,000만원을 수수하고, 일본계 회사 대표는 대리점 사장 에게 “발주처에 대한 로비자금”을 요구하여 2억 1,100만원을 수수했다.

대기업 건설사 등 시공사 직원들은 내부 입찰정보를 유출하거나 설계변경을 통해 공사대금을 증액시켜주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다.

국내 시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 독일계 전기전자기업(압력 계측기 제조)부사장,일본계 온도센서 제조업체 대표 등 외국계 회사 임원들은 대리점 업체들로부터 “독점 판매권 보장”및 “공급단가인하”등의 대가로 거액의 금품을 수수했다.

납품업체들은 발주처▪시공사 등에 제공할 금품 마련을 위하여, 다시 자신의 하청업체들에게 거액의 금품 제공을 요구하는 등, 전형적인 ‘甲-乙 관계에 따른 상납고리’가 이번 수사로 드러났다.

국내 K원자력 발전소 3,4호기의 발전설비 납품 및 설치를 담당하는 중견기업 현장소장은 한수원에서 실제 납품되어 설치되는 부품의 물량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 부품 공급업체와 공모하여 1억 5,500만원 상당의 발전소 여분 설비 자재를 빼돌렸다.

이들은 비리를 은폐하기 위해 다양한 수법을 동원했다. 골프연습장 락카에 수백만원의 현금을 넣어놓고 락카 비밀번호를 알려주는 방식, 업무시간 중 발주처 인근 커피숍으로 수수자를 불러 수백만원의 현금을 전달하고, 수수자는 자신의 계좌에 현금을 입금한 후 사무실로 들어가는 방식, 납품업체 홍보용 카탈로그에 현금 다발을 넣어 정상적인 홍보물인 것처럼 가장하는 방식등이 이용됐다.

대구지검은 "발전사업 수주를 위해서는, 설계변경을 통해 입찰조건을 유리하게 바꾸거나, 내부정보를 입수하여 입찰을 사전에 준비해야 하므로, 발주처 및 시공사를 상대로 로비가 필요한 구조적 문제점이 있다"며 "결국, 납품업체들은 시공사에 직접 로비를 함과 동시에 시공사 압박을 위하여 발주처 등에 로비를 하고,로비를 받은 발주처 등은 납품 업체를 위하여 시공사에게 압력을 행사하는,순환적 로비 구조가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번 조사로 해외 화력발전소 역시 국내 시공사와 납품업체 간에 금품 수수 비리 사실 확인이 확인됐다.

발주처 및 대기업에서 임직원들의 비리를 차단하고자 납품업체 직원들의 사무실 출입을 통제하자,사무실 외부에서 다양한 방식을 동원한 것이다.

대구지검은 대기업 A중공업·건설의 경우 설계-발주-납품 과정에서 담당자들의 불법행위를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이 미비한 것으로 수사결과 확인되어 설비 납품의 전반적 프로세스를 시정하도록 통보했다고 밝혔다.

검사증명서가 위조된 자재들에 대해서는 성능 점검을 실시하였고, 일부가 성능요구치에 미달한 것으로 확인되어 교체 등 안전성 확보 조치가 이루어졌다. 

원전 공사 여분 자재를 빼돌린 부분에 대하여 한수원에 수사결과를 통보했다.

수수액 전액에 해당하는 12억 7,828만원 상당의 불법수익은 환수 조치를 진행했다.

검찰은 "범죄로 인한 수익은 반드시 박탈된다는 인식을 제고시켜 범행동기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 범죄수익 전액에 대한 추징보전 절차를 진행했다"며 "향후에도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발전설비 납품비리에 관하여 지속적인 첩보 수집 및 단속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