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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고물상과 시민, 공존하는 자원재활용 사회로
나아가야
김헌수, 문홍주 기자  |  webmaster@ecola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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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1.20  17: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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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당신이 현재 '돈이 될 것 같다'는 이유로 고물상을 하기위해 관련법을 알아보려한다면 단단히 마음을 먹는 것이 좋을 것이다. 당신은 약 50개 정부 부처의 관련 규제법 수백 페이지들을 숙지해야할 것이고 그 법을 모두 지키려한다면 당신은 고물상을 영위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원재활용의 최전선에 놓여있는 전국고물상연합회 조남준 공동대표와 윤석건 대외협력위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전국고물상연합회 조남준 공동대표(오른쪽)와 윤석건 대외협력위원장(왼쪽)

Q : 먼저 전국고물상연합회 설립 동기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조 : 전국고물상연합회는 ‘민간 복지 역할’과 전국 재활용인의 ‘생존권 방어’를 위한 취지로 지난해 출범했습니다. 

   
 

Q : ‘고물상’과 ‘민간 복지’는 어떤 관련이 있는지, ‘생존권 방어’란 어떤 취지의 뜻이 담겨있는 말인지 알려주십시오.

윤 : 고물상은 많은 가난한 사람들이 최소한의 생존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곳입니다. 사람들은 고물상이 불쌍한 노인들을 등쳐먹는 곳으로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파지 줍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는 일종의 ‘영업망’이 있고, 그분들은 원하지 않으면 얼마든지 다른 고물상을 찾아가 물건을 팔 수 있는 분들입니다. 따라서 안정적으로 재활용품들을 공급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고물상은 하다못해 커피 한잔이라도 내어드리고 그분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 합니다.

   
 

조 : 변변한 일거리 하나 받을 수 없고, 누구하나 관심 가져주지 않는 노인들은 고물상을 통해 최소한의 생존권을 지켜나갈 수 있고, 이를 통해 저희는 사업을 영위해 나갑니다. 따라서 앞서 말씀드린 ‘생존권의 방어’는 단순히 ‘고물상만 잘 먹고 잘 살자’는 뜻이 아니라 ‘다 함께 살자’는 뜻이 담긴 ‘우리 모두의 생존권 방어’를 말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고물상은 가난한 사람들을 돕고 도시의 쓰레기를 치우는 민간 복지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Q : 현재 우리나라의 고물상은 현실성 없는 규제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불합리한 규제들이 존재하는지 설명해주십시오.

윤 : 먼저 고물상은 ‘폐기물 업자’와 거의 동일한 규제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물상 업자는 폐기물을 사고파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재활용 가능한 물건을 사고파는 것이 고물상입니다. 그러나 국내법에서는 얼마든지 재활용 가능한 고철 비철 파지를 모두 폐기물법으로 적용을 시키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물건들을 취급하기 위해서는 ‘폐기물 업’으로 허가를 받아야만 합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고물상 업자’와 ‘폐기물 업자’가 동급으로 취급을 받기 때문에 당연히 따라오는 규제 법률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수많은 설비를 들여놓고 공장을 지어서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폐기물 업자와 고작해야 집게차와 트럭 등이 전부인 고물상이 같은 규정의 적용을 받는 것입니다. 

조 : 법대로라면 고물상 역시 폐기물 업자들처럼 용도가 정해지지 않은 잡종지에서만 영업을 하라고 합니다. 하지만 서울시내 주택가 근처에 있어야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비롯한 여러 수거인들에게서 재활용품들을 원활히 공급받을 수 있는 고물상의 특성상 시 외곽으로 나간다는 건 문을 닫으라는 말과 같습니다. 서울시에는 현재 4천여 개 고물상이 있지만 이러한 조건을 만족시켜서 합법적인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고물상은 100여 개 도 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지자체에서 재활용품이 돈이 될 것 같으니 고물상들이 아예 재활용을 할 수 없게 만들어 버리는 조례를 추진하는 등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독점사업을 추진하고 있기도 합니다. 지자체를 통해 기부체납의 형태로 수십 년간의 사업권을 받은 업자들은 세금으로 회사를 운영하며 아파트에 공문을 보내 일정 장소에 폐기물을 놓아달라고 함으로서 고물상이라면 돈을 주고 사야할 재활용품들을 공짜로 수집하고 있기도 합니다. 전국고물상연합회 공동대표로서 이런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부분들은 반드시 고쳐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 말씀해주신 불합리한 규제에 대해 전국고물상연합회는 어떤 대응을 하고 있으며, 2015년에 반드시 달성해야하는 목표가 있다면 어떤 것인지 설명해 주십시오.

조 : 작년에 설립된 전국고물상연합회는 자체에서 발간하는 ‘월간 고물상’ 협회지를 회원들에게 무료 배포함으로서 동종 업계 회원들의 목소리를 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고물상 업자들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게 만들고 고물이 자원으로 인식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전국고물상연합회의 목표입니다. 전국고물상연합회 공동대표로서 고물상이 도소매가 가능한 슈퍼마켓처럼 운영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제가 꿈꾸는 숙원 목표입니다.

   
△지난해 11월 25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이완영 의원 주최로
자원순환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기본법 제정안과 관련해 토론회가 개최됐다.

Q. 고물상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은 많은 편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이들을 위해 당부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한마디 해주십시오.

조 : 흔히 고물상에 대한 편견 중 하나가 고물상이 떼돈을 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떼돈을 버는 고물상은 불과 5% 미만의 기업형 고물상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고물상은 지역사회의 가장 소외받는 분들과 공존하면서 소박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동국제강이라는 회사의 정문 입구 담장에는 ‘고철은 연어다’라는 글씨가 새겨져있습니다.
저 역시 이 말을 인용해 ‘고물은 연어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고물은 죽은 것이 아니라 오래된 물건일 뿐 엄연히 살아있는 물건입니다. 고물은 그 용도를 완전히 다해서 부스러질 때까지 연어처럼 계속 순환해야만 합니다. 그것이 이른바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뤄내는 사회의 모습일 것입니다.

단순히 지저분하다는 이유만으로 고물상을 천대하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고물상에 있는 모든 물건들은 모두 도시에서 사는 여러분들이 ‘쉽게’ 버린 물건들입니다. 저희는 그 물건들을 재활용하는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저 역시 전국고물상연합회 공동대표로서 고물상을 하시는 업계 관계자분들과 국민 여러분들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인정 있는 사회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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