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김호경)는 허위 감정을 바탕으로 금융 기관에 대출을 신청하는 방법으로 15차례에 걸쳐 총 42억 9,000만원을 대출받은 감정평가사 N(48세)씨와 금융기관 직원 D(44세)씨 2명을 구속 기소하고, 달아난 부동산 개발업자 G씨(55세) 1명을 지명수배했다고 밝혔다.

또한, 서울동부지검은 N씨가 소속된 M 감정평가법인을 부동산가격공시및감정평 가에관한법률위반죄로 입건하여 불구속 기소했다.

피고인들은 각 부동산개발업자, M 감정평가법인 소속 감정평가사, A 금융기관 대부계 여신과장으로서 대출담보물에 대한 허위 고가감정을 받는 방법으로, 2010. 7.경부터 2011. 12.경까지 15차례에 걸쳐 A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금 합계 42억 9,000만원을 편취한 것으로 밝혀졌다.

피고인 M 감정평가법인은 소속 감정평가사인 피고인 N이 2010.7.경부터 2011. 11.경까지 12차례에 걸쳐 고의로 허위감정을 실시했음에도 방만한 운영으로 이를 적발하지 못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은 철저히 분업화된 조직적인 범행으로 부동산개발업자인 G씨는 사업실패 등의 이유로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되자, 평소 알고 지내던 N씨 및 D씨에게 소정의 사례비를 지급하는 조건을 제안했다.

G씨는 담보물에 대한 허위 고가감정을 실시하는 방법 으로 불법대출을 진행할 것을 제안하고, N씨와 D씨는 이에 동조하기로 했다.

피고인들은 2010. 7.경부터 A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금을 편취하기 시작했다. G는 직원인 R등을 시켜 대출신청 명의를 대여하여 줄 사람들을 물색한 다음, 위 명의대여자들의 이름으로 매수한 부동산을담보로 A 금융기관에 잔금대출을 신청했다.

대부계 여신과장인 D씨는 위 담보부동산에 대하여 N씨가 지사장으로 있는 M감정평가법인 남부지사에서 감정평가를 실시하도록 조치했다.

N이 허위의 감정평가서를 작성하면, D는 위 감정평가서의 감정평가액을 근거로 대출을 실행하는 등 분업화되고 조직적인 범죄의 형태를 취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자신들이 가진 전문지식을 이용해 강원 평창군 미탄면 소재 담보 부동산의 경우 분묘가 설치되어 있다는 사실을 숨기고 감정하는 방법으로 정상적인 감정평가액보다 2배 이상 높은 가액으로 평가를 받았다.

금융기관 대부계 여신과장이었던 D씨는 대출 진행과정에서 G씨가 신용불량자인 사실을 숨기고, G씨가 신청하는 대출의 경우 모두 N씨가 감정하도록 조치하는 한편, 감정평가액보다 현저하게 낮은 담보물의 매매가액이 드러나지 않게 하기 위하여 G씨에게 담보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 등기원인을 ‘교환’으로 허위신고하게 하는 등 치밀하고 적극적으로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대형 감정평가법인의 경우 수익창출에만 관심을 둠으로서 지사 소속 감정평가사에 대하여는 관리, 감독이 소홀한 점을 악용했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M 감정평가법인의 경우 전국에 12개의 지사를 두고 있는 대형 감정평가법인이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M감정평가법인의 지사 운영 방식의 문제점과 관련하여, 소속 감정평가사인 N씨를 처벌하는 것은 물론, 나아가 M감정평가법인을 부동산가격공시및감정평가에관한법률 위반 죄로 입건하여 처벌했다.

서울동부지검 관계자는 “해당 금융기관에서 유사한 수법으로 불법대출이 이루어진 사실이 있는지와 관련하여 계속 수사 중”이라며 “향후에도 유관기관과의 적극 협조를 통하여 서민경제를 어지럽히는 위법․탈법행위를 지속적으로 수사하여 엄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