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인천시장은 2년 내로 수도권매립지의 매립종료기한이 준수되어야 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기자회견문 내에는 왜 이런 문제가 발생하게 되었는지, 그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많은 부분이 생략되어있었다. 이 기회에 인천시장의 기자회견문 내용 중 일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인천시장은 “수도권 매립지에 지분이 하나도 없어, 인천시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운영되어 왔다”고 했다. 이 부분은 1980년대 역사를 이해하고 넘어가야 한다. 

1980년 1월 14일 동아건설은 농수산부로부터 농경지 조성 목적으로 ‘공유수면 매립 허가’를 받았다. 87년 전두환 정권은 반강제적으로 동아건설이 개발한 이 땅을 환경부와 서울시가 나눠서 사게 만들었다. 환경부가 150억 원을, 서울시가 이자 포함해 373억 원을 댔다. 이 매립지 조성에는 8백27억이 들어갔는데 이를 정부가 헐값에 사들이며 모자란 비용을 보전해주기 위해 동아건설과 반영구적으로 수의계약을 맺어 물의를 빚었고 계약 이후 예산 회계법이 변경됐다는 이유로 경쟁 입찰 형태로 전환하려 하다가 고등법원에서 동아건설에게 패소했고, 이후 부실 공사와 비리로 잡음이 끊이지 않아 결국 환경부 산하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2000년 출범해 운영권을 넘겨받게 된 ‘지저분한 역사’가 있다.

 이 당시 경기도는 성남시 등의 신도시를 개발했고 인천도 군부대와 1차 제조업이 떠난 공단에 아파트를 짓기 시작하면서 3개 도시 간에 이해관계가 맞아 현재의 수도권 매립지가 조성된 것이다. 잘라 말해 ‘인천시의 의지와는 무관했다’는 말은 맞지 않는 것이다. 인천시도 이 쓰레기장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이 지역이 앞서 말한 것처럼 매립은 됐지만 지적도 상 ‘공유수면’이라는 것이다. 2010년 ‘공유수면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10만㎡ 이상의 공유수면에 대한 매립 면허권은 해양수산부 장관이 가지게 되어있다. 기존의 '300만㎡ 이상의 공유수면 매립에 관해서는 지자체장에게 이관이 가능하다'는 조항을 개정한 것이다. 2016년 이후 인천시의 쓰레기 매립이 권한이 종료되고, 현재 쓰레기 매립이 이뤄지고 있지 않은 3·4 매립장을 해양수산부가 공유수면으로 정의하고 매립면허를 발급받게 되면 인천시는 속된말로 ‘개털’이 돼버릴 수 있다.

폐기물 매립을 위해 조성된 지역 중 매립을 하지 않은 부지를 토지로 인정한 전례는 없었던 것으로 보아 법정 싸움으로 간다고 해도 인천시의 승소 확률은 희박하다. 더구나 이 매립장이 중단되면 인천시의 쓰레기도 갈 곳이 없긴 매한가지다. 그래서인지 매립지 주변 주민들의 여론은 유정복 인천시장을 지지하는 한편 ‘결국 질 수밖에 없는 쇼가 되는 게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다.

 또한 인천시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말했던 ‘보상금’에 대한 부분을 명확히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 박 시장의 말에 따르면 인천시는 수도권 매립지 주민들에 대한 보상금으로 1천억 정도를 받았는데, 이중 1/5에 해당하는 약 200억을 인천 아시안게임 준비에 썼다고 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지방채 1조 원에 ‘빚나는’ 아시안 게임에 돈을 끌어대기 위해 수도권 매립지 주민들에게 돌아갈 돈 일부를 ‘삥 뜯었다’고 해도 할 말이 없다. 7천~8천억가량 되는 쓰레기 수수료 역시 수도권 매립지 시민들을 위해 쓰이고 있는지 의심스럽게 만드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언론은 누가 승자가 될 것인가 주목하는 듯싶다. 이 싸움에 승자는 없다. 경기도와 서울시, 환경부, 수도권매립지 관리공사, 그리고 인천시는 해묵은 역사를 이번 기회를 통해 풀고 나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