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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타산지석의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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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8.06  13: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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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3일 정부는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입법예고했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란 정부가 각 기업마다 온실가스 배출 허용량을 할당하고 실제 배출량이 많거나 적으면 그만큼을 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 제도는 2005년 유럽이 먼저 시행했고 현재는 미국의 10개주와 일본이 시행중에 있으며 중국은 시범운영중에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정부와 재계와 환경단체가 그 실효성을 두고 몇 년간 갑론을박을 벌이다 올해 5월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면서 일단락되었다.

배출권 거래제는 한 마디로 온실가스를 시장논리로서 감축하는 방안이다. 주식거래처럼 탄소배출권을 사고팔면 강제보다 자율적으로 탄소를 줄일 수 있다는 생각이다. 온실가스를 줄여 지구를 보전하자는 데는 아무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제도에는 문제의 소지가 될 여러 가지 쟁점이 있다.

우선 최초 배출권 할당의 공정성이다. 각 기업의 생산성, 타 기업과의 형평성, 환경영향 등 고려해야 될 사안이 한 두 개가 아닌데다 기획재정부와 환경부 등 관련부처도 5개나 되고 지자체와의 협의도 만만치가 않다. 또 이 제도의 당사자인 기업들이 이 제도의 반대 입장에 서 있기에 공정성 논란이 야기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다른 문제는 기업의 금전적 부담이다. 현재 온실가스는 목표할당제를 통해 제어되고 있다. 각 기업이 할당 목표를 초과되면 벌금만 물면 그만이다. 그러나 배출권 거래제가 도입되면 단지 벌금을 무는 데 그치지 않고 초과하는 만큼의 배출권을 거래소에서 구입해야한다.

그러니 기업 입장에선 금전적 부담이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배출권 거래제를 먼저 시행한 유럽에서도 배출권의 총량이 아니라 일부분만 기업이 부담하도록 했다. 환경부가 발표한 시행령 역시 이런 점을 배려해 당분간 무료로 배출권을 분배할 예정이다. 그래도 부담이란 게 재계의 입장이다.

가장 중요한 쟁점은 바로 시장논리의 악용이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를 먼저 시행한 유럽의 경우를 보자. 지난 7년간 유럽 탄소 거래제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다. 독일의 시멘트회사 씨멕스는 국가와 기업의 노력으로 탄소발생이 30%나 줄이는 데 성공했다. 그 과정에서 공장 인근에 사는 주민들의 반발을 샀지만 주민을 설득하고 생산라인을 친환경으로 바꾸는 데 큰 노력을 기울여 그만한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씨멕스는 그간 축적한 배출권을 팔기 시작했고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했다. 시장논리의 긍정적인 효과다.

반면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 최근 유럽재정 위기로 거대기업과 투자은행이 거래시장에서 빠지면서 탄소 배출권의 가격이 바닥을 쳤다. 이를 기회삼아 헐값에 배출권을 다량 매입한 기업들이 늘어나자 탄소 배출 또한 늘어서 환경을 보호하자는 정책이 반대로 환경을 파괴하는 불상사를 낳기도 했다. 또 기업의 불만을 의식한 정부가 탄소배출할당량을 높게 책정해 본래의 취지보다 기업의 입장을 더 신경 쓰는 꼴을 되고 말았다.

이는 환경보전의 해법을 기업들이 악용한 사례들이다. 이제 막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시행하는 우리나라의 입장에선 주목해야할 사실들이다. 이번 시행령의 주무부처인 환경부는 이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선진국이라고 해서 모든 면에서 발전적이지 않고 우리 사정에 맞지도 않은 정책도 많다. 그들이 먼저 저지른 실수를 잘 봐야한다. 이럴 땐 후발 주자가 훨씬 유리한 법이다.

온실가스 탄소 거래제는 분명 지구와 인류를 위한 궁여지책이다. 지난 정책을 보완하기 위한 들어간 시장논리를 악용하는 사례는 우리나라에서도 분명 나올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구를 지키자는 거래제의 진정한 의미는 퇴색되고 만다. 선진국이 저지른 실수를 우리가 반복해서는 안 된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의 시행에는 국토와 후손을 위해 타산지석의 지혜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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