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사설 |
<社說>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사회 편집국 |
|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사회
치욕, 탐욕의 극치, 지난 해 있었던 리만 브라더스 파산 청문회 장에 앉은 한 남자를 두고 방청객이 든 피켓의 내용이다. 한 남자는 바로 리만 브라더스의 CEO였다. 월가의 금융경제 위기가 탐욕에서 비롯된 것이란 비판이 제기되면서 이에 분노한 시민들의 반응 중 하나였다. 미국 시민들이 이들을 비난하는 이유는 단순히 경영 문제만이 아니다. 경제 위기 속에서 회사가 망해도 막대한 보수를 받는 CEO들의 행태가 원인이다. CEO로서 책임감도 대가지불도 없이 막대한 보수를 받은 이들에게 탐욕은 극치를 이루는 것이다.
최근 탐욕의 극치를 보인 한 사람의 범죄가 발각됐다. 좀 더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자면 그 사람은 세금을 장애인을 위해 전달되어야 하는 국민들의 혈세를 가로챈 공무원이었단 점이다. 서울 양천구청의 기능직 8급 공무원이었던 그는 장애인에게 지급되는 정부 보조금을 매달 9000여만원씩 3년간 26억원 횡령했던 것이다. 아무리 자체감시를 통해 드러난 비리라고 하지만 다시 한번 안타까움과 분노를 느낄 수 밖에 없다. 쌀 직불금 횡령도 부족해 장애인 지원금이라니 공기관에 대한 국민들이 가질 불신이 그 분노요, 전해져야 할 세금을 받지 못한 장애인들이 그 동안 해왔을 몸 고생, 마음 고생을 생각하니 안타까운 것이다. 더구나 말단공무원이 이런 엄청난 비리를 저지르는데도 까맣게 모른 감독체계의 문제점도 있으니 말이다.
정부가 보조금 형태로 나눠주는 예산은 해마다 늘었다. 올해는 약 72조원이 책정돼 2007년(약 61조원)보다 11조원 증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인 등 소외계층의 삶이 나아졌다는 소식을 접하기 어려웠던 이유는 전달과정의 문제였다. 첫 째는 허술한 배분 시스템이다. 이와 유사한 사건이 지난해 12월에 일어났었다. 부산 서구청 8급 여직원 A씨가 기초생활수급자 생계비 1억여원을 횡령해 구속됐다. 놀라운 것은 A씨의 수법은 안씨와 거의 같았다는 분석이다. 안 씨가 수급자 소득이 줄어든 것처럼 조작, 시에서 보조금을 더 타낸 뒤 차액을 자신의 가족 계좌로 빼돌렸던 것처럼 말이다. 둘째는 관리 시스템을 감시하는 부분이다. 물론 이번 사건의 경우 서울시가 자체 감시를 통해 적발된 사례다. 그러나 3년간 26억원이 횡령된 이후란 점이 문제다. 그럼 그 3년동안 물이 새어나가고 있는데 정부 및 지자체는 검토도 없이 무작정 들이붓는 물 양만 늘렸단 점이다. 돈이 어떻게 관리되고 배분되는지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이 극 소수였기에 공무원 한 사람이 오랫동안 큰 돈을 빼돌렸던 게 아닌가.
이번 사건을 두고 공직자들의 도덕적 해이, 안일한 행정 방안 등 비난이 사회적 여론 도마에 또 올랐다. 그러나 비난하는 사람도 이젠 지치는 법이다. 또한 자신이 맡은 자리에서 나라와 국민을 위해 오늘도 수많은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선량한 공직자들의 사기가 꺾일까 함께 염려가 된다. 그러나 언제까지 소 잃고 외양간 고칠 수는 없는 법이다. 지금이라도 국민의 혈세가 지원되는 통로를 점검해봐야 한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중산층도 살기 어려워지는 요즘, 더욱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저소득층, 장애인 등 우리가 함께 챙겨야 할 사람들을 돌아봐야 한다. 나눔. 기부와 같은 자율적 봉사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최소한 받아야 할 거라도 제대로 받게 하자는 것이다.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 당연한 일도 제대로 지켜지지 못했다는 이번 사건의 충격을 기억해야 한다.
< 저작권자 © 환경법률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