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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
<社設>“나는 시간이 없습니다. 생명을 주십시오” 편집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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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나라 전체가 석면으로 쇼크를 받았다. 쇼크 시작은 석면 입자처럼 사소했다. 1950년 일본 호고현에 살던 50대 여성이 떼어낸 왼쪽 폐가 시작이었다. 이 여성은 석면을 쓰는 구보타 수도관공장 인근에 자라며 석면 먼지를 마셔오며 중피종 진단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파장은 충격적이었다. 이후 조사결과 공장 직원 527명 중 140명이 석면질환에 걸렸고, 그 중 71명이 숨졌다. 공장 반경 1.5km 내 주민 100여명이 중피종 진단을 받았다. 이를 구보타 쇼크라 부른다. 일본은 1960년대부터 석면사용이 급증했다. 하지만 석면피해 환자들이 사회문제로 대두된 것은 40년이나 지난 2000년대 구보타 쇼크부터다. 그래서 “석면으로 인한 피해자가 속속 나타나면서 2004년 피해자 모임을 결성했다. 그러나 일본은 석면 대처에 너무 늦었다.”라고 일본 석면대책전국연락회의 후루야 수기오 사무총장은 말한 것이다.
석면은0.02~0.03㎍으로 머리카락 직경 5000분의 1을 차지한다. 그만큼 미세분진이지만 세계보건기구에서 1급 발암물질로 정해 둘 만큼 위험물질이다. 불멸의 물질이라는 어원 그대로 석면은 한번 몸 속에 흡입되면 배출되지 않고 10~30년 잠복기간을 거친다. 이후 폐암, 중피종, 석면폐로 증상이 나타난다 하더라도 치료법이 없어 죽음을 기다려야 할 만큼 가혹하다. 우리나라에서는 70년대부터 가동된 부산석면방직공장 전직 노동자들에게 집단 발병된 후 소송제기로 붉어졌다. 이후 홍성 석면광산 주민들에게도 나타나면서 사회적 문제로 집중 거론되고 있다. 수도권 내 지하철역에서도 석면이 발견되면서 한때는 석면지하철로 불렸다. 재개발 지역은 물론 석면해체 작업도 불법으로 이뤄져 심각성은 더해졌다.
1940년경부터 2003년까지 우리나라에서 사용된 석면의 양은 대략 640,785톤이다. 석면 170톤 사용당 중피종으로 인한 사망건수가 1건 정도 발생한다고 볼 때, 약 3828건의 중피종 발생건이 예상된다. 석면 폐암의 경우는 약 7,650건 정도다. 지난 20일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석면특별법 제정을 위한 국회토론회에서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임상혁 소장은 이 수치도 매우 막연한 수치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한 임 소장은 환자의 규모 추정 자체도 현실적으로는 미비한 상태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제가 명함을 만들었습니다. 악성 중피종 환자라고 적혀있습니다. 미쳤다고 하겠지만 이렇게라도 해야 제가 중피종 환자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라는 최형식 피해자의 말에 현재 심각함이 들어있다. 관련직 종사자 대책도 시급하지만 무방비로 노출 된 일반 시민들의 피해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석면공장 인근 마을이 타 지역보다 10배 넘는 발병률을 보인다. 게다가 잠복기간이 길어 법 혹은 대책의 시효가 끝난 후 발병되어 아무 대책 없이 죽어가야 하는 것이 지금 현실이다.
석면질환을 앓던 일본의 한 피해자가 “나는 시간이 없습니다. 생명을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최근 석면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하다지만 이를 지켜보는 석면질환 피해자들과 유족들은 마음이 이와 같지 않을까. 정부와 관련기관이 보다 효과적인 대책마련을 위한다며 혹은 형식을 두둔한 각종 절차를 보면서 말이다. 후루야 수기오 사무총장이 일본은 너무 늦게 대응했다고 말했다. 한국이 반복하지 않으려면 신속한 대책이 먼저다. 지하철에서 무방비로 노출 된 국민 한사람의 폐에 석면이 언제 날려 들어갈지, 혹은 잠입한 석면이 언제 발병할지,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언제 죽음을 맞을지 모를 지금은 시간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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