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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
<칼럼> 2008년과 다르기만 해도 좋은 시작이다 편집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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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에서 국민들의 어려움과 고통을 실감했던 길고도 긴 한 해였다. 쇠고기 수입에 따른 촛불집회 현장에서 시작해 미국발 경제위기와 여야 국회의 폭력 사태까지 시위와 투쟁, 저항과 갈등이 사회에 넘쳐나 사실을 알리고, 권력을 감시하며, 진실을 추구하고자 했던 기자들이 바빴고, 현장에서의 폭력은 옛 군사정권의 그것과 같았다.
새로운 세기에 전례 없는 경기불황 여파와 혼란을 헤쳐 나가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에 사회의 시계 바늘은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며 한 숨들을 쉰다. 무엇이 시간의 역방향을 가능하게 했는지 사람들은 여러 요인들을 꼽지만 우선은 대통령의 독선이 첫째로 꼽힌다. 남의 말을 좀처럼 듣지 않고, 자신의 인맥만을 꿋꿋이 챙기기는 시야와 사고의 확장을 막고 있다.
폭 넓은 국정 운영이 아쉬운 대목이다. 다른 의견을 수렴하지 못하기에 자만과 고집만이 대통령의 이미지로 각인되고 있다. 과거 그것이 대통령 개인사의 장점이고 자신감일 수도 있었지만 그것은 한 나라의 대통령이 가져야 할 자세는 분명 아니다. 일 년 내내 주변 인물의 자질에 대한 여론의 질타를 받았지만 대통령의 사람 지키기는 무한 신뢰에 가깝다. 맹목적이다. 그건 위험하다.
두 번째는 현 정부는 관용이 없다. 나와 다른 의견과 나와 다른 계층에 대한 배려가 없다. 나만 맞으니 타인의 의견이 다른 게 아니고 틀린 게 되어버리는 지경이다. 내가 옳다고만 믿으니 정당성의 착각에 빠져 틀렸다고 생각하는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가 모든 소통의 길이 막히게 되는 본질적인 이유다. 자신의 오류를 인정하지 않는 건 유아적이다. 그건 위험하다.
세 번째 개발에 대한 망상이 강하다. 개발독재의 과정과 결과를 체험한 세대답게 개발과 성장에 대한 맹신이 확고하다. 그것은 성장을 위한 규제의 완화를 불러왔고, 경기부양의 유일한 해결책 개발인양 국토가 파헤쳐지고 있다. 자본은 신이 났고, 사회안전망은 무너지고 있다. 소수와 일부를 위한 규제완화와 환경과 자연에 필요한 규제도 경기를 살리겠다는 대전제 아래 풀고 있다. 그와 함께 말로는 저탄소 녹색성장, 온실가스감축, 녹색일자리 등 환경정부이다. 이율배반적이다. 모순이다. 이것 또한 위험하다.
마지막으로 신뢰가 없다. 말을 자주 바꾸니 말과 행동의 믿음이 쌓일 틈이 없다. 대운하와 경제, 교육, 사회, 남북관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통령과 장관들이 막말과 말 바꾸기가 정권의 신뢰성을 스스로 떨어뜨려 국정운영의 추진력을 스스로 깎아 먹고 있다. 신중하게 말을 하지 않으며 자가당착에 빠져 헤매고 있는 현실이다. 일관성이 없으니 불안하고 미덥지 않다. 신뢰 없는 관계는 단절을 의미한다. 아주 위험하다.
이 모든 것이 위험을 알린다. 이대로 새해를 맞이하면 국민과 정부가, 남과 북, 계층과 계층, 세력과 세력이 새해에는 더 큰 충돌로 부딪히게 된다. 그 고통은 극심해질 세계경기 악화와 맞물려 다양해지고 격렬해 질 것이다. 새해를 희망의 언어로 쓸 수가 없어 못내 애석하지만 그렇다고 이제껏 그랬듯이 절망의 시기는 아니다. 고난 속의 저력은 다시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기운을 빼는 정치만 하지 않으면 국민 스스로의 노력은 믿어볼 만한 것일 것이다.
우리가 다시 일어설지 그렇지 않을지는 기축년 소의해가 결정할 것이다.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지만 작년과 다르기만 해도 괜찮은 시작이 될 듯싶다.
이창기 본지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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