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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
<기자수첩> 이웃을 생각하는 기부문화 순기능을 생각하는 자세를... 김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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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동, 소설이 지났지만 아직 겨울다운 겨울을 실감하지 못한다.
그러나 미국발 경제 한파는 세계를 강타하고 급기야 우리국민들의 마음까지 꽁꽁 얼어붙게 하고 있다. 정부는 연일 위기극복의 해법을 제시하지만 사람들의 불안을 달래지 못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나 할까 북한도 북한대로 공갈협박으로 한국정부를 괴롭히고 있다. 작금의 사태는 경제논리나 정치논리로 해결될 것 같지 않다. 이 위기의 본질은 불신에 있다. 국민은 정부를 불신하고 있으며, 제자는 선생을, 소비자는 시장을, 불신하는데 그 원인을 찾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럼 당연히 이 위기를 극복하는 비결은 신뢰의 회복에 있다.
거창한 구호나 저명한 학자들의 고준담론보다 보통사람들의 삶의 지혜나 사회구성원들 간의 신뢰회복에서 위기극복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 최근 배우 문근영씨의 조용한 선행이 꽁꽁 얼어붙은 사람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덮고 있다. 익명을 조건으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지난 6년간 8억5천만 원을 기부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그간 문근영씨는 소외계층, 청소년을 귀한 공부방, 소아암환자 등에도 아낌없이 거액을 후원했었다.
흔히 사치와 방종에 빠지기 쉬운 연예계에서 배우로 착실히 성장해 나가며 어려운 이웃까지 돌보는 그의 모습에서 우리는 위기극복의 지혜를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
더욱 나를 놀라게 한 것은 이제 갓 스물 한살에 불과한 이 어린스타가 나눔에 눈뜨게 된 대는 부모의 역할이 컸다고 하는 소식을 접하고 서였다.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초등학생 딸에게 문근영씨 부모는 “돈을 많이 벌면 꼭 불우한 사람들과 나눠야 한다. 수입의 일부를 반드시 사회에 환원해야한다”는 약속을 받은 뒤 허락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에서 그의 선행보다는 어릴 딸에게 일찌감치 나눔이 몸에 배도록 가르친 문근영씨 부모의 가르침을 믿고 따라준 부모 자식 간의 신뢰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갈수록 빈부 양극화가 심해지는 사회에서 나눔은 선책이 아닌 필수다. 척박하기 이를 데 없던 우리나라의 기부 문화도 최근 몇 년 사이 큰 진전을 이뤘다. 그러나 경제위기가 닥치면서 나눔의 미덕이 급속히 냉각되고 있는 게 문제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올 2월-9월 들어온 기부금은 630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108억원 감소됐다고 한다. 경기가 급랭됐음에도 지난해 미국의 기부금 총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과 대조된다. 우리가 전대미문의 미국의 경제위기가 미국에서 슬기롭게 극복되어 지리라 굳게 믿는 것도 바로 이런 미국의 기부 문화가 가지고 있는 저력과 그 신뢰 때문이다.
이 춥고 어려운 시기에 문근영씨의 선행이 전 국민의 마음을 훈훈하게 데우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바라건 데 이 어려운 시기에 나눔의 향기가 구석구석 전달되어 신뢰를 회복하고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 해를 마감하면서 순수한 의도에서든, 형식적 의도에서든, 미디어에 온갖 종류의 미담과 기부 사례가 넘칠 것이다. 결과적으로 모든 선행의 순기능을 믿고, 의도자체를 의심받지 않기를 바란다. 불필요한 의심과 색안경이 선의의 행동을 위축시켜 의도와 상관없이 기부나 봉사의 혜택과 관심을 받아야 할 이웃들에게 겨울이 더 추워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불순한 의도의 시선을 하루 빨리 거둬들여, 선행 그 자체의 결과에 고마움을 느끼는 것이 현명하다. 기부와 봉사의 결과가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은 그 의도를 조금 너그럽게 봐줘도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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