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의가 사라지지 않았는데 이제 여기에 하나 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대립이 날이 더해 가고 있다. 역시 진원지는 대통령이다. 정부가 수도권규제완화 방안을 발표한 이후로 국가의 균형적 발전을 바라던 이들과 지역을 대표하는 여야의원들이 정부를 향해 한목소리로 비판을 하고 나섰다. 반대여론을 의식한 대통령이 지방을 달래며 “수도권 규제 합리화로 인한 개발이익을 전적으로 지방에 이전해 지방발전 프로젝트 재원으로 활용할 것”이라며 여론 달래기에 나섰지만 수도권 지자체의 이익 챙기기에 눌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평가다.
지방으로 이전하려던 기업들도 규제완화 소식을 듣고 대부분 계획을 수정하고 있다. 지방 지자체는 기대감에서 실망감과 조린 마음을 붙들고 한숨을 짓고 있다. 기업하는 입장에서도 굳이 사회적 기본 인프라가 부족한 곳으로 내려가느니 규제의 제약에서 벗어난다면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서의 사업은 불필요한 수고일 것이다.
이에 정치권에선 여야를 넘는 세력이 만들어졌다. 여당 비수도권 의원들과 민주당, 자유선진당, 민노당으로 이루어진 수도권 규제 완화 반대세력은 힘을 모아 규제유지와 법률 재개정, 지방지원 계획과 특별법 제정을 계획하고 있다.
수도권 과밀과 집중을 얘기하는 게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개발의 포화상태에서 생긴 규제이다. 하지만 기업지상주의를 내세우는 정부에게 기업 경제활동을 위축시키는 각종 규제는 죄수의 사슬로 보이나 보다. 이것을 풀어줘 훨훨 날게 하고 싶은가 보다.
각종 지표를 들이댄들 수도권과 지방을 아우르는 국민들에게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하나의 권력처럼 비춰진다. 지방의 의욕을 잃은 한숨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전 국토에서 균형적인 발전을 이루고자하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다. 또 다시 큰 뜻은 경제에 발목을 잡혔다. 모든 갈등과 사회적 담론이 경제가 나아지면 다 풀리고 해결할 수 있다는 발상은 언제쯤 거둬들일지 걱정이다.
지역균형 발전의 제안이 전 정권의 주요 정책이었기에 본능적으로 거부하고 싶은 것일까. 현재의 비수도권 지역의 민심을 어떻게 돌려놓을지, 갈등을 자초한 대통령이 무슨 대안을 내놓을지 궁금하다. 지역 불균형이 가져오는 사회적 파장은 언제나 컸다. 이미 극으로 치닫는 양극화는 경제난에 가중되고 있다. 지방은 비주류의식이 뿌리 깊다. 교육에서도 지방대는 차별을 몸 속 깊이 갖고 있고, 문화에서도 서울의 문화를 따르지 못한 지방은 이류문화일 뿐이다. 경제에서도 지방은 지원자의 역할이다. 지방은 언제나 서울을 쫓기에 급급하고, 정서적으로 주류에 진입하지 못한 콤플렉스를 평생 안고 산다.
각 지역 지자체장들의 입에서 ‘서울공화국’이니 ‘수도민국’이라는 말이 나오는 게 그리 이상해 보이지 않는 까닭이다. 의식이 고매해 스스로의 존재를 객관적으로 규정해, 우리 지역 내 삶을 독자적으로 산다면야 별문제가 없다. 그러나 지나친 수도권에 의존적인 구조 속에서 지방의 홀로서기의 대가는 너무 값비싸다. 그래서 투표를 했고, 제도와 정책으로 지역불균형의 해소를 바랬지만 이번에도 약속은 배반당했다.
언제나 메이저와 마이너로 나뉘고, 1류와 2류로 나뉜다. 주류와 비주류의 다른 말일 수도 있지만 이렇듯 우리는 언제나 경제력, 지위, 지역 수준 등으로 잔인하게 구분 짓는다.
비주류가 독립적으로 살아나 주류를 비판하며, 자신들의 몸에 맞는 독립적 지위를 누리고픈 의지에 비해 자신들만의 이익을 놓지 않으려는 중앙 권력과 정치적 권력의 힘은 대단하다. 의식의 불균형이 아니라 힘의 불균형이 문제다. 이제는 나눠줄 때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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