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화려하다 못해 찬란하다. 한강 르네상스. 학문 또는 예술의 재생·부활이라는 의미의 르네상스가 대한민국 서울에서 부활했다. 중세 르네상스의 황금기를 꿈꾸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서울시장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청계천 복원 사업처럼 현 오세훈 서울시장은 한강르네상스라는 구호를 내걸고 친환경도시 건설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는 6천 580억원을 투입, 2010년까지 한강르네상스 1단계 사업으로 자연성과 역사성을 회복하고, 동서남북의 소통을 추구하며, 도시 공간 재편 및 이용성 증진, 고품격 시민 공간 창조라는 6대 목표 어디에도 흠잡을 곳은 없어 보인다.
실현과제도 한강종합개발로 파괴된 한강 생태계를 복원하고 시민의 접근성을 개선하자는 취지에서 콘크리트 호안을 자연형 호안으로 바꾸고, 바람길을 조성하는 등 그 모습 또한 친환경적이다.
Eco-network, 자연성 회복, 생태공원, 녹화사업 등 자연 친화적인 수사어구가 총동원 됐다. 한강의 문화·경제적 가치를 높이는데 서울시는 사활을 걸었다. 그러나 한강르네상스 계획은 시간이 갈수록 우려와 실망만이 넘치고 있다.
‘서해 연결 한강 주운 기본계획’을 필두로 국민적 합의도 이루지 못한 한반도 대운하를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며, 공항터미널과 여객선 터미널, 요트장 건설, 선박 운행에 필요한 갑문 설치 등 생태계의 복원과는 거리가 먼 개발위주의 사업이 선을 넘고 있는 실정이다. 유지비와 전기세가 엄청난 반포대교 분수다리만 봐도 시각이미지에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는 가를 알 수 있다. 가시적 성과를 위해 드는 모든 내부적 문제가 묻히고 있다.
개발을 위해 생태계를 파헤쳐 더 나은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발상부터가 문제의 소지가 있는데 사업의 속도는 가속도마저 붙고 있다. 눈에 보이는, 시각을 만족시키는 결과물에 집중하다보니 자연 환경 그 자체를 보존시키며 발전시키는 방안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강의 개발은 관광객을 위한 것도 아니고, 시장 자신을 위한 것도 아니다. 설명할 필요도 없는 시민의 것이자 우리의 것이다. 미관이 좋아진다고 당연히 사업의 타당성이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 한강에 대한 시민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사업치고는 규모와 비용이 소모적이다. 청계천의 경관이 좋아졌다고 평가받을지 몰라도 물과 유기물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해 생물이 살기 부적합한 환경의 폐단도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된다. 자연은 유기물이다. 꾸민다고 꾸며지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음으로써 아름다운 것이다. 생명을 멈춘 뒤에 하는 화장은 그 의미가 없다. 이제 온갖 환경 정책과 선언, 구호가 난무하는 그야말로 환경이미지 과잉의 시대이다. 이럴 때일수록 필요한 것이 조급증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치 입지의 교두보로 한강르네상스를 실현시키려는 것이 아니라면 이쯤에서 성급한 르네상스를 거둬들여야 한다. 문화부흥의 시기 인류가 이룬 것은 내실의 성장이고, 본질에 충실하지 못한 사업은 성급함의 한계를 드러내기 마련이다. 곳곳에서 벌어지는 난개발을 포장하려 하지 말고 한강 르네상스 사업 전체를 재검토하는 시기를 마련하기 바란다. 임기 내 치적을 위해 자연을 이용하지 말고, 다음 시장에게 사업을 넘기더라도 조심스러운 한강개발을 요구해본다. 자연 환경은 개발과 성장이라는 미명하에 하더라도 한번 건드리면 다시는 본모습으로 돌아오지 않기에 조심 또 조심스러워야 할 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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