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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칼럼>레이첼 카슨을 읽으며 환경을 돌아보기를...
김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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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8.10.13  00: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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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은 우리가 책을 알기 시작한 이후 당연한 명제인양 듣던 얘기다. 가을은 책을 읽기에 좋은 계절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시원한 바람, 높은 하늘 글을 읽으며 사색하기에 좋은 환경이다. 우리 사회를 두루는 소식은 불안하고 우울하다. 책을 통해 감성의 안전망을 갖추는 것도 방법이리라.

뒤늦게 손에 든 책이 있어 여러 사람과 공유하고자 이렇게 지면을 빌었다. 이미 출간한지 46년이 된 책이다.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 그 책의 제목이다. 일반 상식으로 또는 여러 입시문제로 취급되는 책이지만, 그 정도만으로 이 책의 중요성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다. 열정적인 생태주의자이자 보호주의자인 레이첼 카슨은 무분별한 살충제와 제초제, 농약과 화학물질의 남용으로 인해 인간이 치러야 할 대가에 대해 고발하고, 꾸준히 핵 폐기물의 해양투척에 반대하는 여러 역작을 내놓았다. 그의 글과 주장은 당시 주변의 문제로 인식되던 환경이슈를 대중적 사회운동으로 출발시킨 계기였다. 출간 다음해 케네디 대통령은 환경문제를 담당할 자문위원회를 구성하였고, 몇 년 후 미국 의회는 국가환경정책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렇게 일찍이 법적 준비를 한 미국에서도 환경문제는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

그럼 이제 우리에게 시선을 돌려보자. 대한민국 서점에서 환경관련 서적을 찾아본 적이 있다. 작은 영역으로 할당된 부스에는 대부분이 환경공학, 생물공학 등과 관련한 학문적 접근의 대학교재이고, 아님 환경기사 자격증 교재이다. 그렇지 않다면 환경을 다룬 외국작가의 번역서가 나머지이다. 출판업계의 어려움을 논외로 하고 우리의 환경에 대한 인식저변의 확대가 멀었다는 것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신문과 방송을 보면 2008년 우리사회의 주요의제에 하나가 환경이다. 그리고 앞으로 이런 선언과 내용은 더욱 풍부해 질것으로 보인다. 벌써 광우병의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은 채 조용해 질 무렵 이제는 멜라닌이라는 물질이 가족을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을 어지럽히고 있다. 유전자 조작 물질 등 우리에게 다가올 환경문제는 아직도 끝이 없다. 개발을 위해, 성장을 위해, 이익을 위해 화학물질과 과학적 조작은 뗄 수 없는 단계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척박한 현실과 의식의 낮은 한계에서 언젠가 침묵할 봄을 깨울 수 있을까. 레이첼 카슨이 그 시대 경각심을 일깨웠지만 인류가 달라졌다고 보기에는 그 전망이 너무 어둡다. 자연 환경의 오남용, 개발과 폐기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우리 환경운동의 역사는 짧고 아직도 주변부의 문제다. 환경파괴의 역사는 길고, 보존의 역사는 짧다. 여기에 힘의 불균형이 생긴다. 되돌릴 수 없는 자연 파괴의 시간은 지연시키거나 멈추게 할 시간을 파괴의 역사만큼 기다릴 수는 없다.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필요한 자세는 환경에 대한 전반적 사고의
전환이다. 다시 원론적인 답으로 돌아왔다. 원칙주의자가 된 기분이다. 환경에 관해 다른 답을 듣지 못해 이렇게 된 건지 자문해본다.

지금의 위기를 알리고 경고하는 것이 유일한 대책이기에 모든 책과 매체가 이 방향에서 접근한다. 조용히 한번 주위를 돌아보자. 환경이 미래 산업의 동력이 되거나 돈벌이의 수단이 돼야한다고 말할지언정 지구의 위기를 느끼는 이가 있는지. 자식의 입신양명을 위해 혼신을 다하는 부모의 마음에 부모세대가 가고 난 후 자식이 살아야 할 환경에 대해서는 대중적 관심이 없다. 자신의 자식이 성공하면 환경의 위기 앞에서도 안전히 보호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무지를 자랑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화롭고 아름다운 마을 알 수 없는 질병으로 죽음의 공간이 된다는 <침묵의 봄>에서의 우화가 이미 현실화 되고 있다. 우리는 예전부터 멜라닌이 함유된 식품을 먹어왔지만 이제야 멜라닌의 위험 앞에 노출된 것으로 호들갑이다. 정말 아는 게 병이고, 모르는 게 약일까.

책을 읽는 모든 이가 성공하지는 않지만 성공한 모든 이가 책을 읽었다는 말이 있다. 아직 그래도 자연이 소중하다고 느껴지는 이 청명한 가을에 환경에 관한 책을 펼쳐 자연과 내 가족과 우리를 생각하는 감정의 성공을 잡아보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환경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늦지 않았다고 말하지만 듣는 이들은 이미 늦은 것처럼 관심 없거나 포기하는 듯하다. 정말 이대로 끝을 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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