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은 새로운 전염병이 만연해 갈수록 열악한 환경으로 빠져들고 있다. 지구 온난화가 세계에 전염병을 확산하는 ‘퍼펙트 스톰’(작은 태풍 등이 엄청난 재해로 발전) 현상을 유발하고 있다고 미국의 비영리 과학 웹진인 플러스 원(PLUS ONE)이 보도했다. 과학자들은 온난화로 지구 환경이 불안정해지며 빈번해진 가뭄과 홍수가 전염병을 퍼뜨리는 온상 역할을 한다고 분석했다. UC 데이비스·일리노이·미내소타대 연구팀은 과거 통제 가능했던 전염병이 온난화로 파괴력이 증폭되며 치명적인 질환으로 변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지난해 인도양에서 발생한 ‘쓰나미’나 미주지역을 강타한 토네이도, 조류독감 AI확산 등은 면역력이 약한 지구촌 생물에게 치명적인 위해를 가했다.
연구팀은 1994년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세렝게티 국립공원과 2001년 르고롱고로 자연보호구역에서 사자 수가 35% 이상 줄어든 원인을 조사했다. 그 결과 그해 온난화 영향으로 극심한 가뭄이 있었다. 이로 인해 허약해진 들소에 진드기가 들끓었고, 이런 들소를 먹은 사자가 진드기 기생충에 감염돼 죽은 것으로 밝혀졌다. 사자의 피 속에서 흔히 발견되는 이 기생충은 개체수가 적으면 생명을 위협하지 않으나 비정상으로 늘어나면 면역력을 떨어트려 죽음을 불러온다.
최근 미국에서 꿀벌의 개체수가 급강한 것도 온난화 영향 때문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크레이크 패커 미네소타대 교수는 “꿀벌의 개체수가 줄어든 이유는 지구온난화로 활성화된 여러 병원체가 꿀벌을 복합적으로 감염시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구 온난화는 숙주와 기생충·병원체 사이에 정상적인 균형을 심하게 깨뜨려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 한다는 것이다.
갈수록 심각한 온난화 영향
세계 보건기구(WHO)는 지난 4월 7일 세계 ‘보건의 날’을 맞아 온난화로 인한 전염병 확산을 경고한바 있다. WHO는 기온이 올라가면 모기의 활동지역과 활동시기가 늘어나 말라리아나 댕기열이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남미와 동남아시아·아프리카·남태평양 섬나라에서는 올 들어 수십만 명이 댕기열에 감염돼 수천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지난달 초 미얀마를 강타한 사이클론 나르기스도 온난화의 영향으로 세력이 커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나르기스로 13만 명 이상이 사망 했으며 피해지역 주민들은 콜레라·세균성이질·말라리아 등으로 고통 받고 있다. 온난화로 기근이 심해지자 물을 차지하려는 부족 간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다르푸르에서도 말라리아 등 각종 전염병이 창궐하고 있다.
한국도 온난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지난해 서울에서 발생한 전염병이 전년보다 75% 증가한 2747건에 달했다.
특히 70년대 말 남한에서 사라진 것으로 알려진 말라리아가 1993년 북한을 통해 남하한 뒤 이제 토착화 단계에 이르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기온이 1도 상승하면 국내 말라리아 발생이 3% 늘어나고 2080년엔 식중독이 지금보다 26%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병원체의 원인규명도 못한 채 생물이 각종 전염병으로 수난 당하고 있다. 만성피로 증후군은 공해병이다. 병원에서 진료하는 의사들은 병원체가 나타나지 않으니 병원균을 규명하지 못하지만 이미 환자의 병은 깊어져 회복의 기회를 찾지 못하니 안타깝다고 한다.
과학과 의학의 힘으로 인류의 평균 수명은 늘어나고 있지만 온난화로 인한 폐해는 갈수록 심각하다. 지구 생태계의 건강성은 오래 사는 것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지금 영위하는 현재 삶의 질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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