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유가격의 변화를 예측하기 어렵다. 수요자는 그동안 에너지 문제를 별반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나 원유도입가격이 등락을 거듭하면서부터 고물가에 허덕이고 있다. 국제 원유거래가격이 배럴당 120달러를 상회하면서 사상 유래 없는 에너지난을 실감하고 있다. 유가 상승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항공·운송·석유화학·난방부문은 초긴장상태다.
관광버스나 택배트럭은 유가인상으로 적자운송을 더 이상 감내할 수 없어 운행 중단에 돌입했고, 많은 자가운전자들이 주차장에 차를 세워 둔 채 대중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
정부가 권장해온 자가용차량 주5일 운행제는 이제는 정부가 권장하지 않아도 경제력이 약한 서민들은 스스로 차량운행을 자제하고 있다. 서 인천 검단지역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K씨는 중형 소나타의 한 달 운영비가 80만원에 달한다. 물론 업무용 차량운행의 연료비 30만원을 회사에서 보조해 주지만 나머지 50만원은 자가 부담이다. 차가없으면 업무능률이 떨어지니 차를 안 쓸 수도 없어 고민이다.
각 기업들은 불황타개를 위해 에너지 절약운동이 한창이다. 대기업들은 고유가를 딛고 경제도약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에너지 절약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월부터 유류 세율을 10% 인하했음에도 폭등하는 유가를 따라잡을 방법이 없다.
정부는 각 유흥업소에 현란한 네온사인이나 에어컨사용시간을 줄이고 전등 끄기를 생활화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또한 각 지자체는 자율적인 에너지 절감운동에 참여토록 조치했다.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춘천시는 매주 금요일은 자가용 차량의 운행을 안 하는 날로 정했고, 광주나 목포시는 직장인의 출퇴근을 자전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토록 권장하고 있다. 울산의 현대자동차는 아침에 출근하는 사원들의 자전거 행렬이 장관을 이룬다. 모든 기업체나 자가용을 선호하는 이들이 힘을 합쳐 에너지 절감운동에 동참할 경우 위기극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절약운동의 생활화
고유가에 대비한 에너지 절감운동은 세계적인 추세다. 미국은 고유가시대의 ‘유일한 희망은 태양열’ 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겨울철 난방 온도를 낮출 수 있는 것도 태양열이고, 태양열을 이용한 주택건설이 붐을 이루고 있다. 연방정부는 앞으로 건설되는 주택의 태양열 시설에 대해서는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한다. 영국정부는 난방연료의 유실을 방지하기 위해 신규주택의 건설은 단열재 사용을 의무화 시켰다. 풍차의 나라 네덜란드는 유일한 관광자원인 풍력을 대체 에너지로 육성할 방침이다.
국내에선 각 산업별로 실시되는 에너지 절감운동도 한창이다. 직장 사무실의 경우 기존에 시행하던 점심·저녁시간 사무실 자동소등과 엘리베이터 고·저층 구분운행, 물자절약을 위한 이면지 사용 등에 이어 주차장과 화장실의 조도를 낮추었다. 쓰레기 소각장이나 굴뚝산업도 보일러를 유류에서 석탄으로 전환하거나 폐열을 회수, 재활용하는 지역난방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주식시장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에너지 수혜 주를 제외하고는 모든 주가가 하한가로 곤두박질이다. 유가 폭등으로 기업들의 수익보장이 어렵기 때문이다. 국가나 기업, 그리고 가정이 이번 고유가 파장을 극복하지 못할 경우 일궈놓은 수성이 모래성처럼 무너질 수 있다. “세계는 지금 에너지 전쟁”중 이다. 고유가를 딛고 경제도약의 전환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에너지 절약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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