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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태안에 필요한 사회적 책임
김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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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8.07.01  00: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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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사상 최악의 태안 기름유출 사건의 책임 문제를 다루는 1심판결이 법원에서 나왔다. 대전지법 서산지원은 삼성중공업에게 유죄를 선고함으로써 앞으로 있을 피해주민들과 삼성중공업, 유조선사 간에 있을 민사소송과 피해보상에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삼성 측은 항소 여부에 대한 즉답을 피했지만 앞으로 진행 될 재판에 대해 항소 여부로 고심하고 있는 듯하다. 피해주민들은 일단 판결을 수긍하는 분위기지만 이제껏 기업이 보여준 무책임한 모습을 보며 회의적으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사실 태안주민들에게 200일이 지난 지금 정부나 기업에게 기대하는 것은 지속적이며 확신에 찬 책임 있는 자세일 것이다. 정부가 이례적으로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 펀드)의 배상한도와 관계없이 모든 피해에 대해 전액 보상하겠다는 원칙을 세운 반면 피해 주민들과 자연에게 보이고 있는 기업의 자세는 우리의 생각과는 큰 차이가 있다.

현재 대한민국의 기업들은 ‘비즈니스 프렌들리‘라는 듣기 좋은 구호 아래 현 정부의 출범을 기대하며 맞이했다. 이제와 새삼스레 정부와 기업의 유별난 친함을 비판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문제는 정부와 특정 기업만 친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다. 정부와 중소기업, 언제나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지 못하는 특정 기업과 국민이 더욱 더 친해질 필요가 있을 만큼 어색한데 그 길은 아직 멀기만 하다. 아직은 대중적으로 이해되고 있지 않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라는 또 다른 듣기 좋은 말을 되새겨 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 기업이 이익추구와 함께 인권, 노동, 복지, 환경과 같은 사회의 공공영역 전반에 걸쳐 참여하고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인다는 것으로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미래지향적 기업 가치이며 우리 사회에도 많은 기업들이 뛰어들어 세계적 기업들과 궤를 같이 하고 있기도 하다. 삼성 또한 그 부분으로 노력을 하려 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현재 태안의 피해주민들과 국민이 보고 싶은 삼성의 모습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 사회는 책임을 지는 일에 익숙하지가 않은 것처럼 보인다. 국민이 직접행동이라는 명분 아래 광장에 모이고 스스로의 의지로 언론을 판단해 법적 처벌을 무릎쓰고 광고주를 압박하면서도 멈추지 않는 국민과 같은 책임감을 정부나 기업에게 기대하는 것은 시민으로서의 당연한 권리이다. 시민과 소비자들이 부여해준 권력과 힘을 누구에게 쓰려 하는지 의심스럽다. 삼성은 태안 사태를 법적 문제로 해결하지 말고 이름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감의 정서로 다가가기를 바란다. 항소를 결정하기 이전에 피해주민들과의 빠른 합의를 본 후 기업과 국가 경쟁력에 힘을 쏟음이 기업 입장에서도 유리할 것으로 본다.

태안은 지칠 대로 지쳐있다. 자연환경도 수많은 손길과 스스로의 정화노력으로 지쳤고, 주민들은 생계와 상처에 대한 고통으로도 지쳤다. 여기에 불필요한 법적대응으로 그들에게 더 이상의 시간과 고민을 안겨주지 말자. 피해주민들은 다시 일상으로, 기업은 세계적 경제 전쟁터로 그 발길을 돌리도록 사라져가는 태안에 다시 눈길을 돌려주자.
지금 대한민국, 말은 넘치고 넘친다. 수십만이 보여주는 행동이 그렇듯이 기업과 정부의 책임 있는 행동을 우리는 보고 싶다. < 저작권자 © 환경법률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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