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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참담한 사고, 모두의 책임
유성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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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8.02.04  00: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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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6일, 충청남도 태안 앞바다에서 크레인과 유조선의 충돌로 인해 1만 톤이 넘는 원유가 그대로 바다에 뿌려졌다. 이후 그곳에서는 철새나 갯벌에서 살아가는 작은 게 등의 생명체, 그리고 고래의 일종인 상괭이마저 형체를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검은 기름을 흠뻑 뒤집어 쓴 채 죽어있었다.
해마다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주변의 많은 어민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태안의 바다는 그렇게 한 순간에 생명이 존립하기 불가능해 보이는, 더 이상 우리와 함께 할 수 없는 곳처럼 보였다.
그러나 사고 이후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 태안으로 향했고 그 결과 말 그대로 물밀듯이 밀려들어오던 검은 기름은 서서히 걷히기 시작하여 바다는 본연의 색을 찾아갔고 사고 이후 서해를 떠났던 철새들도 조금씩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고로 인해 파괴된 생태계와 해양환경이 다시 본래의 모습을 찾기 위해서는 적어도 20년은 지나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의 견해이다.
많은 언론에서 ‘인간 띠가 기름띠를 이겼다’ 등과 같은 문구와 함께 희망적인 보도를 내보냈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사고 현장의 갯벌을 삽으로 퍼내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모래 속 깊이 스며든 검은 때가 그 안에서 숨을 쉬는 작은 생명들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있다.
이번 사고는 환경파괴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듯이 피해를 입은 태안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은 동시에 보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지금까지도 힘들어하고 있고 그 고통은 결국 자살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사고 후 언론은 자원봉사를 부추기면서 피해상황이 얼마나 복구되었는 지에 대한 보도를 앞 다투어 내보냈고 그에 따라 국민들의 관심도 피해규모와 자원봉사에만 집중되었다. 사고 원인 및 경찰조사에 대한 해경의 입장도 소극적이다.
당장 피해복구에 최선을 다해야하는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이런 어처구니없는 실수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원인 규명이 시급하다.
유조선과 충돌한 크레인은 삼성건설의 소유이다. 삼성은 결코 이 사고에 대한 책임을 피해갈 수 없다. 어쩔 수 없는 듯 억지로 머리를 조아리는 늑장 사과등의 기업의 불손한 태도는 피해주민과 국민의 분노만 살 뿐 아무런 효과도 없고 도움도 되지 않는다.
또한 사과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사고의 결정적·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내어 즉시 대책을 세우고 보완해야한다. 이러한 사고가 다시 발생할 때까지 뒷짐 지고 서있던 정부도 책임을 간과할 수 없으며 언론 역시 이번 사고의 원인 규명과 그에 대한 책임에 대해서 철저히 조사하여 밝혀내야 할 것이다.
전라남도 여수에서 씨프린스호 사고가 일어난 것이 약 12년 전 일이다. 그에 이어 사상 최대의 원유유출사고가 발생한 것은 고질적인 안전 불감증과 안일한 사고 대처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이다. 씨프린스호 사고의 후유증이 아직까지도 치유되지 않고 있음을 안다면 이번 사고의 영향이 얼마나 클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결코 불감증으로 넘어가서는 안 될 일이다. 단지 대형 참사, 경제적 손실만이 이 사고의 키워드가 아니다. 몇 십 년이 될지 모를 긴 시간 동안 태안의 앞바다는 검은 기름찌꺼기와 싸워야 한다. 그 안에서 계속해서 많은 생명체들이 죽어갈 것이고 조류로 인한 순환으로 그 같이 절망적인 상황의 지역은 넓어질 것이다. 그로인한 피해와 부작용이 다시 인간에게 돌아올 것은 뻔한 일이다.
눈앞의 것만 수습하는 것이 아니라 사고에 대비한 선체의 보수 및 설계,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비상 훈련,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안전교육 등을 실시하고 국민의 경각심을 고취시켜 다시는 이런 참담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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