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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매립지 종료 시점(2026)을 둘러싼 국감 공방은 올해도 반복되었다. 쟁점은 간명하다.
첫째, 2015년 4자 합의의 해석과 그 후속 이행. 둘째, 대체매립지 확보의 진척도. 셋째, 직매립 금지·소각 인프라 확충 등 ‘종료를 가능케 할 기술·시설 조건’의 준비 상태다. 10월 2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인천시 국정감사에서 야당은 “독소조항 때문에 2026년 종료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공격했고, 여당은 “대체매립지 4차 공모에 응모가 나오며 진전이 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숫자와 일정, 공정률로 따져 묻는 질문 앞에서 정치의 언어는 여전히 공허했다.
이번 국감의 상징적 장면은 모경종 의원의 질의다. 그는 2015년 4자 합의 중 ‘잔여부지 최대 15% 추가사용’ 조항을 “명백한 독소조항”으로 규정하며, 유정복 시장이 임기 내 종료를 공언했지만 2026년에도 종료가 불가능하다고 직격했다. 반면 유 시장은 “대체매립지가 결정되면 해결될 문제”라며, 종료 약속 이행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놨다.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이 공방이 시사하는 바는 분명하다. 종료의 정치가 아니라 종료의 공학(Engineering)이 필요하다는 점, 그리고 공학은 조항과 수사(修辭)가 아니라 시설·용량·처리단가와 같은 물리적 변수로 완성된다는 점이다.
여당은 성과로 ‘대체매립지 4차 공모에 2곳 응모’를 내세웠다. 그러나 공모 응모 사실 자체가 종료 가능성을 담보하진 않는다. 입지 결정에는 주민 수용성, 환경영향평가, 기반시설 투자계획, 처리 기술의 안정성, 무엇보다 법적·재정적 책임 구조가 필요하다. 2곳 응모라는 단편적 수치가 실제 착공·가동으로 이어질 확률은 아직 미지수다. “응모→선정→협약→설계→착공→준공→가동”의 전 과정은 통상 수년이 소요된다. 2026년이라는 촉박한 시한을 고려하면, 대체매립지의 ‘후행 카드’만으로 종료를 설계하는 것은 애초부터 일정 실패를 내재한다.
오히려 종료를 성사시킬 ‘선행 조건’은 따로 있다. 첫째, 생활폐기물 직매립 전면 금지의 일관된 적용. 둘째, 공공 소각 인프라(열병합 포함)의 신·증설과 노후시설 리빌드. 셋째, 재활용 선별시설의 고도화와 안정적 판로(가격) 보장. 넷째, 자체매립지를 포함한 분산형 처리체계로의 전환이다. 그런데 11월 초에는 환경부 장관이 ‘직매립 금지 유예’를 제안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확대됐다. 이는 곧 “직매립 금지가 예정대로 시행될 경우 수도권 쓰레기 대란” 가능성을 정부 스스로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다. 종료를 위해 필수인 선행 정책을 유예하는 순간, 2026이라는 목표시점은 공허해진다.
더 근본적으로는 ‘종료 이후의 수도권 자원순환 모델’을 확정해야 한다. 수도권은 초대형 단일 매립지라는 편리한 해법 위에서 30년을 보냈다. 종료 이후에는 광역-권역-기초단위가 얽힌 분산형 모델, 즉 “자체 소각+권역 매립(또는 소각재 매립)+고도 선별+유가연료·재활용의 안정적 판로”를 그려야 한다. 이 모델의 성패는 주민 수용성(보상·편익)과 기술 신뢰(저배출·저악취·고효율), 그리고 가격 신뢰(원가·단가 공개)에 달려 있다. ‘한 곳의 결단’이 아니라 ‘여러 곳의 동의’가 필요하다. 여기에 정치가 개입할 여지는 적고, 행정의 설계 능력이 승부를 가른다.
다음 국감에서 “또 2년 전의 판박이”라는 탄식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정부와 지자체는 2026 종료의 ‘공정률’을 매달 공개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큰소리가 아니라 작은 숫자들의 공개와 축적이다. 그 숫자가 쌓이면, 2026은 “불가능한 정치적 약속”이 아니라 “가능한 행정적 합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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