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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에 접어들며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됐다. 기온은 빠르게 오르고, 강수량은 예년에 비해 부족하다. 이러한 조건은 올해도 어김없이 낙동강을 비롯한 주요 수계에서 ‘녹조 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의 대응은 여전히 미봉책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시민들의 식수 안전, 생태계 건강, 수질 보전을 위한 국가 책무는 올여름에도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
녹조 문제는 단지 강물의 색이 초록빛으로 변하는 ‘불쾌한 광경’이 아니다. 그것은 수온 상승, 수질 악화, 먹는 물 오염, 생물 다양성 붕괴, 나아가 시민의 건강과 생계까지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환경 위기다. 그런데도 정책 당국은 해마다 여름이 다가올 무렵이 되어서야 부랴부랴 ‘녹조 비상 대응 매뉴얼’을 꺼내들 뿐, 겨울과 봄 동안의 수질 개선이나 상류 오염원 관리에는 무관심하다. 마치 ‘어차피 또 올 여름’이라는 체념에 가까운 태도로 일관하는 듯하다.
낙동강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이 지역은 대구·부산 등 수백만 인구의 식수원이지만, 지난 수년간 여름철이면 상류에서부터 녹조가 발생해 하류까지 번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녹조 발생 시 신속 대응’, ‘조류 차단막 설치 확대’, ‘취수장 수질 모니터링 강화’ 등의 대책을 발표했지만, 실질적으로는 ‘보를 열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한 정치적 눈치 보기만 반복되고 있다. 수온이 오르고 일조량이 늘어나면 녹조는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단기적 응급처치가 아닌, 장기적 수질 개선과 물순환 회복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
녹조의 직접적인 원인은 고온과 정체된 물, 그리고 비료·가축분뇨·생활하수 등에서 유입되는 질소와 인 등 영양염류다. 특히 4대강 사업 이후 설치된 다수의 보(洑)는 강의 흐름을 막아 유속을 느리게 만들고, 수온 상승을 가속화하며, 이로 인해 조류가 급속히 증식하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 점에서 녹조 문제는 ‘기후변화 탓’으로 돌릴 수 없는 명백한 인위적 결과다. 그러나 정부는 보의 영향에 대해서는 여전히 모호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심지어 일부 지역에서는 보 철거가 아닌 상시 개방조차 거부되고 있다.
이처럼 녹조 대책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근본적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눈앞의 민원이나 단기 성과에만 집착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환경단체들이 요구하는 모니터링 확대, 보 개방 확대, 지하수 활용 등 다각도의 방안들은 ‘기술적 어려움’이나 ‘법적 제한’을 이유로 도외시된다. 이런 상황에서 도대체 어떤 대책이 ‘효과적’일 수 있을까?
더구나 올해는 엘니뇨의 잔재로 인해 강수량이 예년보다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강우 부족은 수량을 줄여 수질 오염을 농축시키고, 녹조 발생을 더욱 빠르게 가속화할 수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준비는 사실상 전무하다.
결국 우리는 올해도 ‘경고음만 크고 실천은 부족한’ 녹조 대응을 반복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쯤 되면 묻지 않을 수 없다. 국가의 물 정책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강이 스스로 정화할 수 없는 구조로 만들어 놓고도, 되레 그 책임을 자연이나 기후에 돌리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녹조는 매년 되풀이되는 재난이 아니다. 그것은 방치되고 있는 국가의 무능함과 무책임이 빚어낸 인재(人災)다. ‘여름만 되면 강물이 썩는다’는 현실을 더는 용납해선 안 된다. 해마다 반복되는 녹조 대책이 아니라, 강을 살리는 물 관리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문제를 인식하고도 방관하는 것보다, 이제는 변화의 의지를 보여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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