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대통령 당선 소식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인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특히 북아프리카 모로코에서 열리고 있는 제22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회의장은 이번 사안에 대한 충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개발도상국에 대한 선진국의 재정지원 및 파리협정에 따라 구체적인 추진 대책을 논의하고 있던 회의장은 불안으로 동요했다.
회의 내용과 무관하게 미국 측 대표단 및 NGO 관계자들에게 “미국의 정책 변화 가능성은 어떻게 되냐”고 묻는 상황이 벌어졌다.
미국 측 수석대표는 비공식 회의를 통해 “대통령이 바뀌는 내년 1월까지는 기존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하면서도 내년 1월 이후 상황은 확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NGO 대표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으로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각국 대표단 관계자들은 미국 NGO 대표에게 트럼프가 파리협정에서 탈퇴를 시사한 것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미국 NGO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매우 우려하며 파리협정의 기준에 따라 최소 4년간은 탈퇴할 수 없지만 미국이 자발적으로 제시한 배출가스 감축 목표 및 개도국에 대한 자금지원을 지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아프리카의 우간다 대표는 “미국의 자금지원 없이는 온난화 대책 추진도 불가능하다”고 했다.
총회장 외각에서는 지구온난화 대책에 부정적인 트럼프 당선인을 비판하는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집회는 애초 클린턴의 승리를 예상, 보다 적극적인 온난화 대책 추진을 촉구하기 위한 모임으로 예정됐으나 선거결과가 뒤집히자 급히 전환해 비판집회를 열었다.
집회 참석자들은 “트럼프 당선으로 지구온난화 대책이 후퇴해서는 안 된다. 시민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환경 문제에 있어 트럼프는 오바마 대통령의 에너지 정책에 대치되는 입장이다. 파리기후협정은 유엔(UN) 차원에서 맺은 협정에 불과하고, 대통령이 되면 탈퇴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UN 녹색기후기금(GCF)에 미국의 세금을 내는 것도 중단하겠다는 의사도 표명했다.
전통 에너지인 석탄, 석유업계를 부흥시키고 환경 문제보다는 에너지 안보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겠다는 것이 트럼프의 논리다. 그는 “미국의 완전한 에너지 독립을 이뤄낼 것”이라며 “우리의 이권을 침해하는 국가로부터, 원유를 수입하는 필요성으로부터 독립을 이뤄내고 중동의 걸프 동맹국들과 긍정적인 에너지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문제는 지구가 ‘디스토피아’의 코앞에 있다는 점이다. 현재, 지구는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도 상승한 상태에서 이미 다양한 기후변화 피해를 경험하고 있다. 지구촌 곳곳이 돌아가며 폭염과 열파와 같은 극한 현상에 시달리고, 관측 기록을 깨는 집중 호우에 따른 홍수와 가뭄으로 농작물 생산과 경제활동에 큰 피해를 보고 있다.
미세먼지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의 상황과도 동떨어진 이슈가 아니다. 그러나 언제나 그랬듯 위기는 또 하나의 기회가 되기 마련이다.
트럼프의 자국 우선주의는 필연적으로 자국 고립주의를 만들어 낼 것이고 미국의 영향력은 약화 될 것이다. 이 결과로 가장 큰 이득을 보는 것은 바로 중국이다. 중국은 기후변화 문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과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좀 더 가까워져야 할 때다. 트럼프가 실리를 따진다면, 우리나라도 실리로 맞서야 할 순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