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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부르는 청각공해, 해결법은 있는가?
소음공해 분쟁접수 2015년 405건 132% 증가
2016년 09월 01일 (목) 21:42:02 김헌수 기자 webmaster@ecolaw.co.kr
   
▲ 국회 제 5간담회의실에서 개최된 세미나

생활 소음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송옥주 의원(더불어민주당) 제 5간담회의실에서 ‘생활영역을 침범하는 감각공해, 무엇이 문제인가? : 청각공해’라는 제목으로 세미나가 개최됐다.

   
▲ 분쟁조정 사례를 전하고 있는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고준희 사무관

먼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고준희 사무관은 “최근 6년간 소음진동 관련 환경피해분쟁은 지속적인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2010년 306건에서 2015년에는 405건으로 132%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분쟁과 관련된 추세의 변화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중앙분쟁위에 접수되어 처리된 분쟁사건은 2014년 220건으로 정점을 찍고 2015년에는 175건으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고 사무관은 이에 대해 “중앙분쟁위에 접수되는 사건의 경우 대부분 대기업들이 수행하는 대형 공사와 관련된 신고들이고 대형 사업자들은 법적 규제를 잘 준수하는 편“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반면에 지방분쟁위로 접수되는 분쟁사건은 계속해서 증가추세를 보이며 2015년에 229건으로 크게 늘어났다. 고 사무관은 이에 대해 “소음 규정을 준수하기 힘든 지방의 영세사업자들이 수행하는 소규모 공사의 경우 분쟁위에 접수되는 일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언급했던 통계는 환경분쟁위에 접수되어 처리된 사건만을 기준으로 한 것이기에 실제 분쟁위에 접수된 내용 외에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민원은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고 사무관은 연도별 층간소음 및 환경 분쟁 사건은 최근 6년간 총 88건을 처리했으며 이중 합의가 58건(65%)으로 대부분의 경우 합의가 되고 있는 편이라고 했다. 하지만 기각된 건도 27건(31%)에 달했는데 이는 법적 기준보다 낮은 소음도에서도 민원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과거 환경문제가 수질과 대기 등에서 비롯됐다면 2015년 중앙분쟁위에서 처리된 분쟁 현황에서 소음진동은 전체의 약 84%에 달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주요 발생장소는 서울(35.7%)과 광역시(12.9%), 경기(15.7%)를 더해 약 64%가 대도시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요 피해 유형은 정신적 피해(23%)와 정신적 피해와 건축물의 피해를 함께 배상하라고 요구하는 복합적인 경우(37%)로 전체의 60%였다.

고 사무관은 “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 될 정도의 문제들은 대부분 참다못해 벌어지는 일들”이라며 “정신적 피해의 경우 승소한다고 해도 보상 금액은 매우 낮으며 피해자들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기에 배상을 노리고 소송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피해를 인정받고 싶다’는 측면이 강한 것 같다”고 했다.

고 사무관이 들려준 최근의 소음진동관련 환경분쟁조정 사례는 최근 환경 분쟁이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었다.

전남 여수의 아파트 신축공사장에서 소음과 먼지를 놓고 발생한 분쟁에서 소를 제기한 신청인들은 20억에 달하는 피해보상을 요구했다. 전문가 조사 결과 공사장 발생 소음은 개연성을 인정받았으며 먼지로 인한 피해는 관련 규정을 정상적으로 준수한 것으로 밝혀져 불인정 판정을 받았다. 정신적 피해배상은 1,054명에게 약 3억 2천만 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배상이 결정되었는데 엄청난 금액인 것 같아도 나눠보면 1인당 30만 원 정도의 보상일 뿐이다.

반면 윗집의 층간소음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 배상액으로 500만원을 요구해 410만원을 배상 결정 받은 사례도 있었다. 이는 공사장과 같은 큰 소음이 아니더라도 피해자가 지속적으로 참기 힘든 소음에 노출됐다면 환경과 상황을 고려해 배상의 범위를 결정하는 것이다.

소음진동의 법적 기준 역시 피해자가 어떤 입장에 놓여있는지를 중심에 두고 있다. 울산에서는 개 훈련학교의 축사에 있던 강아지들이 소음 및 진동으로 폐사하는 일이 있었다. 축사에서 약 46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 진행되고 있던 터널공사를 위한 소음 및 진동 영향이 문제로 제기됐다.

이 분쟁에는 수의학자들이 함께 조사를 진행해 피해규모를 산정했다. 개들의 청각이 사람보다 16배나 높아 소음과 진동에 매우 민감하다는 점, 사육환경 및 개체의 허약상태 등 예외적인 상태일 경우 50~60db 범위에서도 피해를 유발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고려되어 피해자는 피해 배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수인한도의 개념을 ‘인간’이 아니라 ‘가축’에 맞춰서 적용한 사례다.

   
▲  마포구의 실 사례에 대해 발제하고 있는 마포구 생활환경팀 홍종문 팀장

마포구 생활환경팀 홍종문 팀장은 마포구의 실 사례를 들어 생활소음 민원 단속의 어려움을 전했다. 구청에 접수되는 공사장 소음 민원은 “이른 시간부터 공사를 시작한다”, “공휴일에도 공사를 한다”는 내용이 거의 대부분이다. 하지만 소음 진동관리법에는 시간대별 생활소음 규제기준과 공휴일에 –5db을 규제기준치에 보정하는 규정은 있어도 휴일공사를 금지하는 규정은 없다고 했다.

확성기 소음이나 공연소음도 단속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야간시간대인 22시부터 다음날 새벽 05시까지의 소음규제기준인 60db를 초과할 경우 과태료 20만원의 처분이 가능하지만 스피커 소음을 줄여 60db이하일 경우에는 규제가 불가능하다. 공연소음의 경우 홍대에서 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측정 자체가 어렵다. 따라서 계도 위주 단속에 머무르고 있다고 전했다.

개인사업장에 설치된 에어콘과 냉장고 실외기소음, 주방환풍기 소음의 경우 사업자가 각기 다른 다수의 실외기가 설치되어 있는 경우에도 개별사업장 실외기의 대상소음 측정에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 층간소음 발생 현황 및 방안을 발표하고 있는 한국환경공단생활환경팀 이경 차장

한국환경공단생활환경팀 이경 차장은 이웃사이센터에 접수된 층간소음 현황 및 상담사례, 사전예방 방안에 대해 전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파트에 살고 있는 사람이 전체의 52%에 달했고 대부분의 분쟁발생도 아파트(80.3%)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계절별로는 실내에 있는 시간이 많은 겨울(34%)이 높았다. 층간소음 유형으로는 전체의 72,4%가 아이들이 뛰는 소리나 발소리에서 발생했다.

피해자 주거위치 별 현황에서는 81.6%에 해당하는 11,559건이 아래층에서 위층 소음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한 경우였다. 위층에서 아래층 항의나 소음에 의한 피해를 호소한 건수도 14.7%에 해당하는 2,266건이 있었다.

층간소음이란 공동주택 입주자 또는 사용자의 활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소음을 말한다. 이는 뛰거나 걷는 동작 등으로 발생하는 ‘직접충격음’과 텔레비전, 음향기기 등의 사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공기전달음’으로 구분된다.

층간소음의 환경기준은 ‘공동주택 층간소음의 범위와 기준’에 관한 규칙 제 3조에 의거해 적용된다. 직접충격 소음은 ▲ 주간(06:00~22:00)의 경우 1분등가소음도 43db, 최고소음도 57db ▲ 야간(22:00~06:00)의 경우 1분등가소음도 38db, 최고소음도 52db 이며 공기전달 소음은 5분등가소음도를 기준으로 주간 45db, 야간 40db을 기준으로 두고 있다.

층간소음 건설기준은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제 14조 2에 따라 ‘바닥충격음’은 경량충격음 58db이하, 중량충격음 50db이하를 통과해야하며 ‘층간 바닥기준’은 벽식구조일 경우 콘크리트 슬래브 두께가 201mm, 라멘구조일 경우 150mm이상이 되야하며 2014년 5월 7일 이후 세워지는 모든 공동주택은 바닥충격과 층간바닥 기준을 모두 충족해야만 한다.

층간소음은 집중력과 기억력을 저하시키고 감정조절을 어렵게 만들어 공격적인 행동까지 일으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층간소음과 관련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54%가 층간소음으로 인해 이웃과 다퉈본 경험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층간소음 방지 용품을 구매한 경우도 22%로 이웃과의 분쟁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차장은 “층간소음 갈등은 피해자와 가해자간의 대화 단절에서 비롯되는 측면이 강하다”고 했다. 갈등은 크게 4단계로 나뉘어 진행된다. 1단계는 이성적인 대화로 해결하고자하는 단계다. 2단계는 피해자의 경우 가해자가 고의적으로 소음을 낸다고 인식하고 소음발생세대도 감정적으로 대응한다. 3단계는 1년이상 문제가 지속될 경우 분노폭발 직전의 단계로 폭력 등 과격한 행동을 하며 소송 등 법적인 해결책을 모색한다. 4단계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결국 갈등이 폭발해 방화, 살인까지 가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실제 국가소음정보시스템에 접수된 게시판을 살펴보면 ‘층간소음으로 살인을 저지를 것 같다’,‘이번에 해결안나면 죽여버리겠다’는 등의 과격한 제목의 글들이 다수 존재했다.

이 차장은 “소음에 소음으로 보복하는 ‘보복소음’ 사례도 종종 벌어진다”며 “천정에 스피커를 설치하거나 층간소음 보복용으로 개발된 스피커 제품을 사기도 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층간 소음은 어떻게 줄여야 할까? 법적 기준이나 건물 건설 기준 등을 강화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이 차장은 이웃간의 배려를 강조했다.

먼저 두께가 3cm이상인 슬리퍼 신기, 층간소음 예절 교육, 소음방지패드 부착, 도어 스토퍼 설치 등을 제안했다. 또한 실내에 피아노 등의 악기가 있을 경우 제니오, 소음키퍼, 흡음매트 등의 설치를 권했다. 망치질의 경우 주간 시간대에 작업하고 소음방지 고무패드를 사용하며 운동기구는 매트리스를 사용하고 믹서기와 같은 소형기계를 사용할 경우 진동을 완화해 줄 수 있는 매트 위에서 사용하라고 했다.

이 차장은 한국환경공단에서 소음 분쟁해결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이웃사이센터를 자세히 소개하는 한편 중재에도 현실적 한계가 있음을 강조하고 “무엇보다 위층과 아래층이 서로 배려하는 이웃 사이가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발제가 끝난 뒤 한 자리에 모인 각 부서의 공무원 및 전문가들은 이어진 질문과 토론을 통해 다양한 소음 분쟁사례에서 발생하는 어려움과 난맥을 공유했다.

   
▲ 토론을 경청하고 있는 송옥주 의원

송옥주 의원은 “환경 공해의 기준이 물이나 공기 같은 직접적인 오염이 아니라 생활에서 발생하는 피해로 바뀌어가고 있다”며 “국민들이 편안하게 살 수 있게 각 부의 담당자들이 힘을 모을 수 있도록 최대한 돕겠다”며 토론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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