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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전기료 누진제 해결방안 찾아야
2016년 08월 29일 (월) 10:29:31 환경법률신문 webmaster@ecolaw.co.kr

다들 아는 이야기겠지만 한국의 전기료는 사용량이 늘어날수록 단위당 요금이 올라가는 누진과금 구조로 이루어져있다. 물론 전기세는 엄밀히 말하자면 세금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하게는 전기세가 아닌 전기료, 누진세가 아닌 누진요금이라고 해야 하지만, 국가에서 온 국민에게 부과하는 전기요금의 특성상 세금이 연상될 수밖에 없고 사전에도 ‘전기세’를 ‘전기료를 일상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정의해 놓았다. 따라서 누진세라는 말이 꼭 틀린 말은 아니다. 

누진세의 시작은 박정희 대통령 집권 시절인 1973년 오일 쇼크로 인해 기름 한방울 안 나는 나라에서 전기를 아껴야 한다는 취지에서 일반 가정 전반에 적용되었으며, 1979년에는 2차 오일 쇼크를 계기로 12단계까지 늘어났다. 이후 누진세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단계가 조절됐는데, 노태우 대통령 집권 시절에는 4단계,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 집권 시절에는 7단계, 노무현 대통령 집권기에는 최저 단계 요금을 대폭 인상하여 18.7배에서 11.7배, 6단계로 조절되어 현재까지 유지 중이다. 

일단 한국의 경우 전기를 조금만 사용하면 세계에서 1인당 소득 대비 전기세가 가장 싼 국가 중 하나가 된다. 대충 4단계까지만 사용해도 6단계의 1/4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전기를 쓰고 쓰고 또 써서 6단계인 500kwh를 넘어버리면 최대 11배가 비싸지게 된다. 다른 국가는 있어도 최대 1.2배 혹은 2배정도이다. 문제는 한국에선 이러다보니 전기 사용량이 많은 여름철에 일반 가정은 그야말로 전기세 폭탄을 맞는다는 것이다.

시간이 많이 지난만큼 1974년도에 일어난 석유파동 때문에 시행했던 전기누진세를 조절했으면 하지만 정부 측은 ‘서민층의 기본요금이 올라간다’거나 ‘아껴쓰면 그렇게 안 비싸다’, ‘상위권이 덜 내게 되서 부자감세가 될 수 있다.’등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당연히 일반 가정 사용자들은, 이런 저유가 시대에 무슨 어불성설이냐고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누진제 개혁은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누진세를 완화하면 부족한 에너지를 더 많이 쓰게 되어 에너지 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논리다. 정부 공식 입장 당연히 누리꾼들의 반응은 안 좋다. 자영업을 하는 상가나 기업들은 돈을 벌기 위해 전기를 쓰는데도 에어컨이고 뭐고 빵빵하게 틀면서, 유독 무더위가 기승을 벌이는 2016년 여름 그야말로 생존을 위해 에어컨을 틀어야하는 가정은 어째서 에너지를 더 쓰면 안 되냐며 반발하고 있다. 더구나 가정용 전력 소비량이 전체 전력 소비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낮다는 분석까지 나와서, 정부가 누진세 개선의 반대 근거로 드는 에너지 대란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정작 가정용 전력을 30% 더 사용해도 전체 전력 소비는 3%밖에 늘지 않는다고 한다.

그 와중에 산업통상자원부의 채희봉 에너지자원실장은 하루 3~4시간만 에어컨을 틀면 전기료가 많이 나오지 않을 거라는 둥, 누진세 개혁은 대한민국 1%를 위한 부자 감세와 같다는 둥, 대다수 가정의 현실과 동떨어진 소리를 하며 가뜩이나 더운 사람들을 더 덥게 만들고 있다. 오죽하면 다음 대통령 선거 때 누군가 누진세 개혁을 공약으로 내걸기만 한다면 그 사람이 어느 당에서 출마하는 후보든 상관없이 무조건 지지하겠다는 댓글에 추천수가 수백개가 나올 만큼, 불만이 극에 달한 상황이다.

마침내 비난여론을 못 이긴 정부가 2016년 여름만 특별히 누진세 구간을 50kwh씩 높여 전기료를 줄이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대부분의 가정이 2만원 미만의 요금감면을 받을 뿐이고, 그나마 전체 가정 중 30%는 7천~8천원 감면에 지나지 않는다. 때문에 비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정부는 누진세 조정을 차일피일 미루지 말고 해결해야만 한다. 일반 시민들의 삶을 담보삼아 기업들이 혜택을 보는 것은 이제 그만 둘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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