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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 하남시에서 아파트 층간 소음으로 살인사건이 발생하는 등 일상의 소음, 진동, 일조권 등을 둘러싼 환경분쟁이 주요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환경이 삶의 질을 결정하는 주요 지표로 자리매김 하면서 환경 갈등 사례는 최근 15년 사이 3배나 증가했다.
대구 북구에 있는 A아파트 주민 B씨는 2013년 5월부터 층간 소음으로 악몽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윗집 아이들의 뛰는 소리와 가구를 끌 때 생기는 마찰음이 참기 힘든 지경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B씨는 1년 뒤 단지 내 다른 동으로 이사를 했다. 동시에 B씨는 대구지방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층간 소음 피해를 신고하고, 위층을 상대로 배상금 500만원을 신청했다. 조정위가 문제의 집에서 소음을 측정한 결과 야간 소음이 54.3dB(A)로, 소음 기준한도인 50dB(A)을 초과하는 등 피해가 입증돼 2014년 12월 417만여원을 배상토록 결정했다. 층간 소음으로 개인의 정신적 피해가 인정된 최초 사례였다.
4일 환경부 소속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따르면 소음, 대기오염 등 조정위에 접수된 환경 피해 사건은 2000년 71건에서 지난해 215건으로 증가했다. 피해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신청한 정신적ㆍ물적 배상금도 같은 기간 114억여원에서 202억여원으로 늘어났다. 환경분쟁조정위는 분쟁 당사자들이 법원 민사 소송으로 가기 전 단계에서 갈등을 중재해 주는 행정기관이다. 전국 17개 지방자치단체에 있는 지방조정위가 피해 배상금 1억원 이하의 사건을 다루고, 그 이상일 땐 중앙조정위가 관할한다.
분쟁 원인은 1991년 이후 지난해까지 공사장이나 층간 소음 등 소음ㆍ진동으로 인한 피해가 85%(2,983건)를 차지해 압도적이었다. 대기오염(6%ㆍ203건)과 일조권 침해(4%ㆍ155건) 등이 뒤를 이었다. 소음ㆍ진동 피해 중 층간 소음의 경우 피해가 경미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정위 문턱을 밟는 경우가 많지는 않지만, 2010년 25건에서 2014년 55건으로 2배 이상 늘어나며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대부분 법원의 판결은 현실과 동떨어진 모습이다. 근래 소음문제로 인한 법정 소송에서 ‘윗집을 직접 찾아가면 안 되고 집 주인에게 전화나 문자를 보내거나 그냥 천장을 두드리라’는 판결이 나온 것이 대표적이다. 이런 법원의 해석은, 입주민들끼리 접촉하여 서로간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자발성을 사전에 봉쇄한 채 오로지 폭력 사태 같은 최악의 경우만을 상정하는 행정 편의주의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무엇보다 마땅한 대안 하나 제대로 마련하지 않고 무작정 서로간에 담을 쌓고 지내라는 식의 행정 명령은, 층간소음으로 24시간 내내 시달리고 있는 수많은 피해자들에게 법에 대한 불신만을 낳게 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비판이 가능하다.
층간소음 분쟁의 원인이 건설사라는 의견도 있다. 건설사들은 자신들의 이윤을 위해 딱 법적인 규정치만큼만 시공하려고 들고, 이는 모든 사람들을 만족해주기엔 터무니없으니 이러한 분쟁은 계속 있을 것이다. 정부에서는 그동안 층간소음은 개개인의 문제라는 태도로 방관하고 있었고, 건설회사에서는 우리는 기준대로 지었으니 문제없다는 식이었다. 하지만 2010년 대구 수성구에서 층간소음으로 살인 사건이 발생한 이래 소음과 관련된 살인사건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결국 층간소음 갈등의 해법은 이웃을 최대한 배려하고 서로 조금씩 양보하는 공동체의식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거실에 매트를 깔고 슬리퍼를 신거나, 저녁과 이른 아침에 청소나 세탁을 삼가는 등 공동주택 생활의 기본예절만 잘 지켜도 갈등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