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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물의를 일으킨 옥시레킷벤키저(이하 옥시)가 위자료를 높인 새로운 안을 내놓았다. 일각에서는 옥시가 ‘보상’ 대신 ‘배상’이라는 단어를 공식상 처음으로 사용한 것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적법행위로 인해 피해가 발생했을 때 보상과 달리, 배상은 위법행위에 대한 금전적 보상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옥시는 지난달 26일 피해자와 가족과의 3차 간담회를 열고, 어린이 및 어른 사망·상해(1·2등급)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액을 제시했다. 어른에게는 사망자 3억5000만 원, 중간 수준 상해 2억 원, 경상·증세호전 1억5000만 원 등을, 어린이에게는 중간 수준 상해 2억~3억 원, 경상·증세호전 1억5000만 원 등의 위자료를 지급한다.
어린이 및 영·유아 중 사망한 피해자에게는 1인당 10억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어린이가 성장해서 벌어들일 수입 및 치료비 등을 계산하기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뿐만 아니라 옥시는 타사 제품을 함께 사용한 사용자에게도 우선 전액을 배상하고, 타 업체에 재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달 중 지급 신청을 받아 연내에 위자료를 지급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옥시는 여전히 국민적인 반발을 사고 있다. 옥시는 2011년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발생 이후 5년이 지나서야 사과하고 피해자 구제에 나선 것이 비윤리적인 기업이란 인식을 주었으며, 이번 배상안에서도 3·4등급을 제외했기에 피해자들의 빈축을 산 것이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 가능성이 작거나 없다고 판정된 3·4단계 피해자들은 살균제를 쓰고 나서부터 이런저런 질환에 시달리고 있지만 아예 배상 대상으로 여기지 않고 있다. 간질성 폐질환부터 비염, 피부염 등 다양한 증상을 호소하고 있는데도 이들이 3·4단계 판정을 받아 구제 대상에서 배제된 이유는 옥시 제품 성분을 흡입했을 때 주로 나타나는 폐 섬유화 증상이 없었기 때문이다. 폐섬유화 증상이 없다 해도 양심적이라면 배상 대상 범주 내에서 고려를 충분히 해봤어야 했다. 같은 성분을 흡입했어도 사람마다 몸의 반응이 다른 것이 상식인데 해당 제품 성분을 흡입했을 때 주로 나타나는 증상이 없다고 하여 배상범위에서 언급하지 않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옥시는 배상 절차를 지원할 전담팀을 구성, 7월 중 피해자들의 신청 절차를 시작해 올해 안으로 배상 지급을 최대한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가족들은 옥시의 빠른 처리는 검찰 수사를 빨리 마무리하는 시점과 맞춰서 끝내려고 하는 보상을 목적으로 한 배상안 제시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옥시는 이번 설명회를 마지막으로 배상안을 확정할 계획이지만, 피해자와 유족들이 동의하지 않고 있어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배상액은 희생자들의 아픔에 조금이나마 위로를 준다는 차원에서 주는 것이지만, 희생자들이 겪는 신체적 고통과 이미 잃은 생명은 그 어떤 것으로도 보상해줄 수 없다. 그나마 돈을 제일 큰 가치로 여기는 인간 세상에서 이럴 때 피해자들에게 해줄수 있는 것이 거액의 배상액을 지급하는 것일 뿐이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들은 5년을 참아왔다. 이에 비해 옥시가 이 사건을 단 몇 달만에 마무리하려는 생각만으로 배상액을 지급했다면 가습기 살균제 피해와 같은 사건들은 나중에도 재발할 것이다. 돈으로써 사건을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은 버려야 한다. 배상액 지급은 기본적으로 가해자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우선시 된 후 추가적으로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마음으로 주는 차원으로 생각해야 한다.
어떠한 사건이 터졌을 때 옥시를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진심으로 인정하고 소비자의 마음을 중요시 생각하는 것보다 그 사건을 순간적으로 모면하려는 마음이 우선이라면 제2의 옥시가습기살균제 피해사건은 재발할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