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순 심상정 의원은 임진강 사업의 환경영향평가가 조작되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한강유역환경청은 ‘준설 외에 다른 방안을 검토하라’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사실상 중단 통보를 내렸다. 환경단체는 ‘환경부 역시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려 하는 해당 사업에 문제가 있음을 간접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듯 대규모 개발과정에서 항상 이슈가 되는 ‘환경영향평가’란 대체 무엇이며, 어떤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한국비교공법학회에서 발표된 정병길 교수의 논문을 참고, 인용했음을 밝힌다.

정 교수는 논문을 통해 우리나라 환경영향평가제도의 문제점은 크게 3가지로 지적했다.

첫 번째는 ‘환경영향평가서 작성주체의 문제’다.

우리나라의 경우 사업자 또는 평가대행자가 환경영향평가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하는 평가대행자제도를 두고 있다. 환경영향평가가 공정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과 평가서가 사업을 강행하기 위한 합리화 문서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 즉 환경영향평가대행자가 환경영향평가 작성에 있어 평가대행자들이 사업자의 무언의 감시감독을 받아 독립적이지 못하여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서를 작성하기 어려운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이는 불법, 부실공사를 막기 위해 고용해야하는 감리회사를 건축주가 고용하는 것과 유사하다. 건축주는 감리 비용을 쥐고 흔들며 감리회사의 평가를 쉽게 흔들어 놓을 수 있고, 이는 필연적으로 부실공사를 만들게 된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가 최악의 사건으로 확장된 것이 바로 삼풍백화점 사건이다. 환경영향평가 역시 이와 아주 흡사한 문제를 안고 있다.

두 번째는 ‘비합리적인 환경영향평가 작성비용과 대금지급’이다. 

앞서 말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분리발주제도를 도입하였다. 하지만, 이런 제도적 장치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추진하려고 하는 환경영향평가 대상사업에 사업자가 환경영향평가서 작성에 소요되는 비용을 지불하기 때문에 사업자가 원하는 환경영향평가대행자를 선정할 수 있으며, 실제로 사업자들은 평가대행자에게 평가 초기에 평가보고서 대행비용을 일부만 지급하고, 환경영향평가 협의완료 후에 대부분의 대행비용을 지급하고 있다.

그 결과 환경영향평가보고서는 자연스레 사업자의 입맛에 맞춰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또한 사업자가 사업시행을 조속히 진행하고자 할 경우에 있어서는 환경영향평가서 작성시 실시설계 내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환경영향평가서를 접수한 후 검토된 보완내용에 따라 그 내용을 추가반영하기 때문에 환경영향평가대행자로 하여금 대상사업의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고 작성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세 번째는 주민의견수렴의 미흡이다.
행정기관으로 하여금 평가서 초안의 내용에 대한 의견이 있는 경우 사업자에게 보완요구나 지시를 할 수 있도록 하지 아니하고 단순히 의견을 통지할 수 있도록 하는데 그치고 있는 것이 문제다. 게다가 사업자가 피해주민에게 설명회나 공청회 홍보를 소홀히 하여 주민이 이와 같은 사실을 알지 못하여 피해 주민이 한명도 참석하지 않고 피해와 무관한 주민들만 참석해 설명회나 공청회를 개최한 경우에 있어서도 주민의견수렴절차만 거치면 문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러한 문제들은 결국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사업시행주체와 이해를 달리하는 지역 주민들 간에 갈등을 유발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환경영향평가서는 국가나 기업의 비밀이 돼서는 안 된다. 사업지역 내 주민뿐만 아니라 관심 있는 국민, 전문가, 환경단체 등도 공람 등에 폭넓게 참여시켜 사업시행으로 인한 환경영향을 최소화시켜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