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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산천을 여행 다니다 보면, 사계절 뛰어난 우리나라의 자연풍경에 미소가 배어나오곤 한다. 여기에 시골 할머니의 넉넉한 인심이 어울리면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우리만의 멋과 문화가 발생한다.
하지만 여행지의 마을을 둘러보면 마음은 이내 착잡해진다. 마을 구석구석 아직까지 석면슬레이트 지붕이 보이는 탓이다. 살고 계신 어르신께 환경부 및 지자체에서 시행중인 석면 슬레이트 지붕철거사업을 아는지 여쭤보면 “비바람만 막으면 되지”라고 말한다.
철거사업을 아는 주민들도 몇몇 있지만 철거비만 지원되는 탓에 지붕개량 자부담이 부담스러워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과거 석면은 고온에도 잘 타지 않는 점, 단열성이 좋은 점, 시멘트와 혼합되었을 때 인장력이 좋은 점 등의 이유로 완벽한 물질로 칭송받으며 건축자재 등에 함유돼 우리 생활 곳곳에서 오랜 기간 사용되어 왔다.
하지만 석면은 세계보건기구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이제는 완벽한 물질이 아니라 골칫덩어리 물질로 환경과 인간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지난 2006년부터 환경부와 관련부처는 석면관련법규를 제정하여 종합대책을 수립해 시행하고 있지만 석면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저소득계층에게까지 다가가기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또한 지난해부터 시행된 ‘석면안전관리법’에 따라 지자체가 소유 · 사용하는 연면적 500㎡ 이상 건축물, 의료시설 · 노인시설, 문화 및 집회시설로 연면적 500㎡ 이상, 어린이집으로 사용되는 430㎡이상의 건축물은 시설석면조사 실시 대상으로 지정되어 내년 4월 말까지 석면조사를 완료하고 석면종합정보망에 등록해 사후관리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국회환경노동위원인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이 지적했듯이 일정 면적 이하의 어린이집이나 공공기관 사업장, 일반인의 출입이 잦은 상업건물 등 대상에 포함되지 못한 건축물에 대한 관리방안 마련도 시급하게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환경부는 지난 7월부터 일정면적 이하의 서울·경기·인천지역의 어린이집에 대한 석면안전검사를 시범 시행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의원의 지적에 따르면 전체 건축물 중에 1% 수준만 석면관리 제도 대상에 포함된다고 하니, 환경부는 후속대책 마련을 더욱 깊이 고민하고 신속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실내 공기질 및 석면문제로 여론의 집중 관심을 받는 시민의 대표적인 교통수단 지하철은 어떠할까. 서울 지하철 중 날림현상으로 가장 문제가 되는 석면뿜칠을 사용한 역사는 총 23개소이다. 이 중 시청역, 삼성역 등 7개소가 미 제거된 상태로 남아있다.
환경부는 ‘제2차 지하역사 공기질 개선 대책’을 통해 2017년말까지 석면을 저감한다는 방침이지만 서울시, 환경부, 서울 매트로가 서로 비용 문제를 떠넘기고 있어 말 그대로 산 넘어 산이다.
과거 앞을 보지 못한 일부 개발위주의 정책이 여기저기서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그 중 일부인 석면도 마찬가지다. 현재 이웃과 가족이 생활하는 환경 곳곳에 남아 불안감과 고통을 남기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관련부처는 눈치를 보면 안 된다. 먼저 나서 석면제거에 힘써야 한다. 핑계를 대며 흐르는 시간은 국민이 짊어지는 고통의 시간과 비례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