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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연이어 터지는 불산 누출, 대책 없나
2013년 05월 14일 (화) 11:35:18 편집국 webmaster@ecolaw.co.kr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생산라인에서 사고가 발생한지 불과 4일 만에 시흥 시화공단 불산 누출 사고가 발생해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져가고 있다. 그동안의 불산 누출 사고를 되짚어보면, 지난해 9월에는 구미에서 불산 누출 사고가 발생해 5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부상했다. 피해규모도 엄청나다. 지난 1월에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불산 누출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같은 사업장에서 4개월이 지나 또다시 불산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6일 경기도 시흥시 시화공단 내 한 공장에서도 불산이 누출된 것이다.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시화공단 내 J사 옥외 불산탱크 주변 펌프에서 55% 농도 불산용액 100여리터가 누출됐다. 사고는 옥외 탱크에 연결된 배관을 통해 공장 안 생산라인으로 불산액을 옮기는 과정에서 펌프 주변에서 불산액이 흘러내려 발생했다. 다행히 오전 7시께 출근한 공장 직원 한 명이 생산시설로 불산액이 주입되는 배관 중간지점에 달린 측정게이지에 이상이 감지해 신속히 신고함에 따라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현장에 도착한 소방당국과 한강유역환경청, 경기도공단환경관리사업소 등 유관기관은 중화제를 뿌리며 사고현장 중화작업을 완료했다.

시흥의 누출 사고는 다행히 50% 미만 희석 용액이며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산업 현장의 안전불감증을 고칠 획기적 대책이 시급하다. 안전불감증이 고쳐지지 않는다면 관련 규정과 처벌 강화를 통해서 경각심을 일깨워야 한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누출 사고에 대한 강력한 법적 제재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유해물질을 배출한 기업에게 과징금을 매길 수 있는 ‘유해화학물질관리법 전부개정안(이하 유해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는 큰 의미가 있다.

하지만 처벌 방안이 대폭 완화돼 ‘알맹이’가 빠졌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에 통과된 유해법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의원들이 합의한 안에 비해 대폭 완화됐다. 국회는 유해화학물질관리법 개정안 처리 과정에서 강자에게 매우 약한 모습을 고스란히 노출했다. 지난해 9월 구미 불산 사고와 지난 1월 삼성전자 불산 누출 이후 여론의 압력에 못 이겨 개정안을 마련했고, 환경노동위원회에서 통과까지 이뤄졌지만, 재벌의 로비에 막혀 머뭇거리다가 삼성 2차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할 수 없이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하지만 규제 조항은 원안에서 크게 후퇴했다.

우선 화학물질사고가 날 경우 전체 매출액의 10% 이하로 규정한 과징금이 하향 조정됐다. 사고가 발생한 공장 매출액의 5% 이하로 줄었으며 그나마도 단일 사업장을 가진 경우 2.5% 이하로 과징금 범위가 축소됐다. 또 화학사고 발생 시 대기업 등 원청업체에 형사처벌을 물을 수 있는 조항이 행정처분 단계로 격하했다. 아울러 업무 상 과실치사의 경우 3년 이하 금고나 10억원 이하 벌금형에서 10년 이하 금고나 2억원 이하 벌금형으로 수정했다.

화학사고 사후처벌 법안이 일단락된 만큼 이제 예방대책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1970~1980년대에 들어선 화학시설의 노후화가 심각한 만큼 설비교체·개선 지원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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