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6년부터 3년 가까이 환경훼손 논란 끝에 아스팔트 도로에서 생태탐방로로 방향을 바꾼 충남 예산·서산 가야산 ‘백제의 미소길’이 오는 7월 열린다.

 23일 충청도에 따르면 ‘백제의 미소길’은 예산군 덕산면 상가리와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를 연결하는 길로 생태탐방로 6.5㎞와 도로 3.4㎞로 조성됐다.

 생태탐방로에는 맨발 체험을 할 수 있는 황톳길과 소공원 7개소, 소규모 공연장 1개소, 연못 2소, 가야산 자생식물 수목원 1개소 등이 있다.

 ‘백제의 미소길’은 남연군묘를 시작으로 대문동 쉼터, 가야산 수목원, 으름재 쉼터, 백제의 미소공원, 퉁퉁고개 쉼터, 소나무 쉼터, 보원사지, 서산 마애삼존불 등 가야산의 빼어난 자연과 문화를 연결한다.

 조성사업은 지난 2009년 11월부터 432억원이 투입돼 진행됐으며, 도는 오는 7월 개통을 목표로 마무리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백제의 미소길’이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민·관이 사업 초기 첨예한 갈등을 딛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합리적 방안을 도출한 사업의 대표 사례라는 점이다.

 도는 당초 2006년 10월 ‘내포문화권 특정지역 개발계획’에 따라 450억원을 투입해 수덕사와 덕산온천, 서산 마애삼존불 등을 잇는 왕복 2차선의 ‘가야산 순환도로’를 건립할 계획이었다.

 이에 지역 주민과 불교계, 환경단체 등은 문화유산과 생태환경 훼손을 우려하며 ‘가야산지킴이시민연대’를 구성해 3년 가까이 갈등을 빚었다.

 도는 가야산지킴이시민연대와 협의체를 구성해 수 차례의 현장조사와 워크숍, 주민설명회 등을 공동 실시해 생태탐방로 도입을 합의했다.

 도 관계자는 “아스팔트 대신 자연과 문화가 살아 있는 탐방로로 조성할 수 있었던 것은 도와 시민단체가 대화를 통해 이해와 신뢰를 쌓으며 공감대를 형성한 결과”라며 “백제의 미소길은 명품 숲길일 뿐만 아니라, 대규모 사업을 진행하면서 민·관이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교훈을 준 하나의 모델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는 ‘백제의 미소길’ 개통을 앞두고 오는 27일 예산군 덕산면 상가리 주차장에서 보원사지까지 10㎞를 도보나 자전거를 이용해 탐방하는 ‘백제의 미소길 걷기와 자전거 대행진’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