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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층간소음에 대한 법원의 결정
2013년 04월 22일 (월) 14:11:41 편집국 webmaster@ecolaw.co.kr

 지난주 20대 의경이 층간소음 문제로 이웃과 다툼을 벌이다 경찰에 입건됐다. 근래 층간소음은 이웃 간의 작은 마찰에 그쳤던 예전과 달리 언성을 높이거나 폭행, 방화 심지어 살인까지도 불러일으킬 정도로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서울 성북구의 한 아파트에 사는 박 씨는 최근 아래층 이웃 김 씨를 상대로 접근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사유는 주거침입, 초인종 누르기, 현관문 두드리기, 전화와 문자 메시지 항의, 천장 두드리기, 주변에 허위 사실 퍼뜨리기 등을 막아달라는 내용으로 매우 구체적이었다.  박 씨는 문마다 스펀지를 붙이고 바닥에 매트를 깔면서까지 조심했지만 매번 아래층에서 초인종을 누르는 등 격한 항의가 이어져 힘들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아래층 김 씨는 소음에 대해 정당한 항의를 한 것뿐이라는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14일 층간소음에 관한 법원의 결정이 대중의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 51부는 한 아파트 위층 아래층 간의 층간소음 항의에 대해 “층간소음을 항의하기 위해 집에 들어가거나 초인종을 누르고 현관문을 두드리는 등의 3가지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
 이는 층간소음으로 분쟁이 생겼을 경우 직접 찾아가서 만나면 추가로 폭행 등 또 다른 분쟁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보통 원인을 제공하는 윗집의 경우 고의로 층간소음을 유발하는 경우는 없을 텐데 아래층에서는 마치 불구대천의 원수인양 화를 쏟아낸다면 억울함이 앞설 것이다. 아래층도 참다못해 올라온 것이니 층간소음 제공자를 직접 대면한다면 참아왔던 감정이 폭발해 이성을 잃고 씻을 수 없는 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

 이번 법원의 판결이 그간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많은 주민들에게 행동방침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판결의 목적을 바로 알고 악용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혹자는 판결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서로를 배려하지 않고 이웃의 불편을 모른 채 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이번 판결도 기준을 제시한 것이 아닌 해당 사건에 대한 결정문으로 앞으로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더 나아가 이웃 간에 층간소음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이러한 판결로 층간소음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을뿐더러 위의 김 씨와 박 씨의 경우도 단순히 법적인 조치만 취해졌을 뿐 이웃 간의 갈등은 오히려 깊어졌을 것으로 사료된다.
 근원적인 층간소음의 해결을 위해서 건축방식을 바꾸던지 층간의 두께를 늘리는 장기적이고 정책적인 계획은 물론이고 슬리퍼를 신는다던지 소음이 발생 할 일이 있을 때는 먼저 찾아가 양해를 구하는 개인적인 방법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이웃을 객체로 보기보다 주체로 봐야한다. 지금 자신을 괴롭히고 있는 소음의 원인이 마음속에서는 마귀와 같은 형상을 띠고 있을 지라도 현관문을 박차고 달려가 초인종을 누르기 전에 일단 흥분된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 보는 것이 어떨까. 당신의 이웃이 마귀이기 이전에 한 가정의 사랑스러운 아들, 딸이며 다른 상황에서 만났다면 교우관계가 됐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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