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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시가 내놓은 ‘대형마트 판매제한 품목’에 대한 찬반 논쟁이 뜨겁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이후, 골목상권 보호를 명목으로 51품목을 선정하여 대형마트나 SSM(기업형 슈퍼마켓)에서 팔지 않도록 권고한 후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서울시에서 권고하는 51개 판매제한 품목으로는 콩나물, 애호박, 양파 등 야채 17종, 도가니, 사골, 소머리고기 등 정육 5종, 기호식품으로는 담배, 소주, 맥주, 막걸리 등 4종으로 여러 한국중소기업학회 용역에 의뢰한 결과를 바탕으로 선정했다. 현재 유통산업발전법을 근거로 대형마트와 SSM이 월 2회 휴무를 시행하고 있지만 사실상 효과가 미미하기 때문에 전통시장을 좀 더 활성화하기 위해 이같은 방안을 제안한 것이다.
‘골목상권 및 전통시장보호를 위한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인택환 시의원은 스크린쿼터와 비슷한 개념으로 이번 권고에 찬성의 뜻을 표했으며, 안진걸 경제민주화국민본부 사무국장도 “대형마트로 인해 골목상권이 무너져 소비자의 다양한 소비공간을 잃었다”면서 “소비자를 위해서라도 규제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사실 제한된 상권에서 동일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영업하는 대규모 점포와 중소 점포가 공존하기 위해서는 판매품목의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그동안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하지만 지난달 홈플러스가 합정동 전통시장 상인들과 1차 상품 16개 품목을 팔지 않는 조건으로 매장 운영에 합의하는데까지 걸린시간이 7개월이다. 상당 부분 서로 중첩되는 항목들이 많았기 때문에 많은 갈등이 있었고 그만큼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이다.
이처럼 시행하기에도 넘어야 될 산이 많지만 그 실효성 또한 의구심이 든다. 품목제한으로 인한 대형마트 납품업체와 농민의 소득 감소는 자명한 일이지만 이것이 전통시장 및 동네 상권의 매출확대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비슷한 예를 들어 같은 취지로 먼저 시작되었던 의무휴업의 경우 대형마트의 매출은 뚜렷하게 감소 한 반면에 전통시장의 매출은 큰 차이가 없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도 먼 이득보다는 번거로움이 앞선다. 대형마트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히는 원스톱 장보기가 때에 따라서는 무색해지기 때문이다. 결국 소비자들은 장을 두 번봐야 하는 불편함을 겪어야 한다. 게다가 재래시장의 경우 보통 주차공간이 확보되지 않은 곳이 많아 불편함은 배로 증가된다.
또한 늦게까지 일하는 직장여성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일찍 문을 닫는 재래시장에서 장을 보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서울시는 이번 품목제한을 각 지역마다 유연하게 접목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강압적으로 규제하기보다 조율을 통해서 소비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더 나아가 대형점포와 중소점포의 이득을 함게 도모하겠다는 좋은 취지임은 분명하나 갈등만 심화되어 소모전으로 끝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더 크다.
무턱대고 어느 한 쪽을 법으로 제한하기보다는 소비자들이 대형마트로 몰리는 원인을 분석하고 재래시장만의 강점을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진행하여 살아남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