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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우주시대의 중심에 성큼 다가갔다. 지난달 30일 오후 4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의 첫 우주 발사체 나로호(KSLV-1)가 발사돼 9분만에 나로과학위성을 고도 300km의 지구 궤도에 안전하게 올려놓는 쾌거를 이루었다.
카운트다운과 함께 대한민국을 박차고 나아갔던 나로호는 9분만에 고도 2,500km에서 항공우주원 기술진의 혼이 담긴 나로과학위성의 분리가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정상궤도에 안착하자 온 국민이 탄성을 터뜨렸다. 사실 필자는 나로호의 발사를 지켜보면서 발사 직후 휘청거리는 나로호에 불현 듯 지난 실패의 과오가 떠오르면서 가슴 철렁했다. 하지만 필자의 무지로 인한 걱정은 곧 ‘회피 기동’으로 의도된 움직임이라는 캐스터의 설명에 머쓱함과 동시에 똘똘한 나로호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엇다.
이번 발사는 앞서 두 번의 실패로 고진감래 끝에 쟁취해낸 성공이라 더욱 기쁘다. 2009년에 궤도진입 실패, 2010년 발사 직후 70km 상공에서 추락 이후 두차례에 걸친 발사 연기 후에 이룩한 성과이다. 일부 연구원은 나로호 사업에 골몰하면서 공황장애 진단을 받고 신경안정제를 복용할 정도로 큰 스트레스와 중압감에 시달려왔다. 이렇듯 우주강국들에 비해 기술과 예산, 인력 어느것 하나 충분하지 못한 한국의 과학계에서 수차례의 실패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우주시대를 향한 집념을 불태운 과학자들과 나로우주센터 요원들에게 박수갈채를 보낸다.
나로호의 성공으로 대한민국은 자국 땅에 우주발사장을 두고 독자적으로 개발한 위성을 자국 로켓에 실어 쏘아 올리는데 성공한 국가들의 모임인 스페이스클럽(space club)의 11번째 국가가 됐다. 기존 스페이스 클럽의 국가들로는 미국, 중국, 영국 등으로 작년 10번째로 가입한 북한의 은하 3호 다음이다. 당초 10번째 가입 국가를 두고 대한민국, 브라질, 북한 3개의 국가가 각축을 벌였지만 나로호의 발사가 잇따라 실패하는 동안 북한이 작년 12월 은하 3호 발사에 성공해 우주로켓을 쏘아 올렸다.
나로호 프로젝트의 성공이 갖는 의미는 여러모로 각별하다. 최첨단 과학기술의 집결체인 항공우주개발사업은 꿈의 기술이 아니라 현실의 생활기술로 이용되고 있다. 네비게이션, 이동통신, 기상관측, 자원탐사 등 광범위한 활용범위를 두고 추산해볼 때 이번 성공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많게는 2조가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운용 수명 1년에 무게 100kg의 작은 위성인 나로과학위성은 앞으로 가깝게는 300km, 멀게는 1500km의 고도로 타원궤도를 그리며 매일 지구 둘레를 103분에 한 바퀴씩 하루 약 14바퀴를 회전하면서 과학임무를 수행 할 예정이다.
주요 임무로는 레이저반사경을 이용해 위성의 정밀 궤도를 측정하고 우주방사선과 이온층 같은 우주 환경을 측정해 지상에 보내는 것이다. 반작용휠과 영산센서 등 국산화 기술이 우주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검증하는 임무도 도맡을 예정이다.
하지만 기뻐만 하기에는 아직 갈길이 멀다. 나로호 개발 과정에서 우리는 상단 고체로켓과 발사장 기술, 발사체 운영 노하우를 습득했지만 나로호 1단 로켓은 러시아에서 완제품을 수입한 것이고 과학위성의 무게도 100kg밖에 되지 않는다. 게다가 타원 궤도라서 활용도가 적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저궤도 발사체는 최소 500kg의 위성을 싣고 발사해야하며, 위성은 원형궤도를 돌아야 한다. 그래야 높은 경제적 효율을 보이며 산업용 또는 군사용으로도 활용범위가 확대된다.
2021년까지 핵심 로켓을 포함한 순수 한국형 발사체(KSLV-Ⅱ)를 개발해 우주로 쏘아 올릴 계획이라고 한다. 2025년엔 달 탐사 착륙선까지 보내기로 했다. 박근혜 당선인이 TV에서 “달에 태극기가 펄럭일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러한 국가 지도자의 의지와 리더십에 힘입어 우주산업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