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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흙같은 어둠을 걷어내고 새로운 뜻을 펼쳐 나갈 계사년(癸巳年)의 해가 밝았다. 돌이켜보면 2012년은 다사다난(多事多難) 했던 한 해였다. 유럽발 경제위기와 줄을 잇는 강력범죄로 인해 시민들은 경제적인 압박과 동시에 두려움에 시달려야 했고, 북한의 장거리 로켓발사 성공으로 한반도의 긴장감은 다시금 최고조에 달했다. 환경 분야도 예외는 아니었다. 약 반년 전, 우리의 안일함과 부주의한 관리로 불러드린 구미 ‘불산 누출’ 사고의 재앙을 생각하면 지금도 몸서리처진다. 5명이 사망했고, 30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두통과 구토 등의 건강이상 증세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인근지역의 식물과 가축들의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극심한 유해성 물질인만큼 언제쯤 자연정화될지 단언하기 어려우며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피해탓에 피해액도 복구기간도 산정하기 힘든 실정이다. 더욱이 납득하기 힘든 점은 사건 누출사고 발생 이후 12일이 지나서야 사고 현장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던 정부의 늑장 대응과 미흡한 대처였다.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의 원전 비리 또한 2012년에서 잊고 싶은 사건이다. 정전 사고 은폐 시도와 납품비리, 잦은 작동중단 등 일년 내내 끊임없이 터져나오는 한수원의 비리 소식에 국민의 신뢰는 이제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하지만 암울한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12년 9월에는 2012 세계자연보전총회를 개최했고 한달 후에는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유치가 확정되는 등 경사스러운 일도 있었다.
이번에 제주에서 열린 2012 세계자연보전총회는 비영리 단체로는 유일하게 UN 옵저버 자격을 가지고 있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4년마다 개최하는 환경 분야 최대 규모의 국제 회의로 64년 역사상 처음으로 동북아지역에서 개최되었다. 180여 개국과 1,150여 개 정부기관, NGO 등에서 1만여 명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성공리에 치러졌다. 덕분에 제주가 국제적으로 환경 친화형 관광명소로서 입지를 굳히게 되었다.
녹색기후기금(GCF)의 사무국 유치는 구미 ‘불산 누출’ 사건으로 인해 국민 모두 절망에 빠져있을 때 굳어있던 마음을 조금이나마 녹여준 소식이었다. 녹색기후기금(GCF)은 재원규모면에서 8450억 달러로 국제통화기금(IMF)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제 2의 세계은행’으로 불린다. 당시 유치 경쟁국이었던 멕시코, 스위스, 독일 등을 제치며 인천 송도로 확정되었으며, 사무국 설치시 고용 유발효과, 경제적 파급효과와 더불어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 제고(提高) 등이 예상된다.
이처럼 국제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시점에서 맞이하는 2013년은 더 힘찬 도약으로 비상(飛上)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안으로는 녹색성장과 청렴을 주된 목표로하여 친환경적 국가발전을 꾀하여 뿌리내릴 수 있도록 힘쓰며, 밖으로는 환경 선진국으로 발돋움하여 세계 환경 정세에 발맞춰 나아가는 대한민국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국민의 의식 함양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국제적으로 높은 위상의 대한민국에 자부심을 느끼는 것을 넘어 자신과 동떨어진 객체로 여기면 안된다. 국민 하나 하나가 각각 주체가 되어 자신이 대한민국이며 자신이 한 행동이 곧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간다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자각을 가져야 한다.
2013년은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세종청사 시대를 여는 시발점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이러한 큰 변화들의 틈새에서 ‘환경’이 제 중심을 놓치고 일렁일까 걱정이 앞서는 것은 사실이다. 더도말고 덜도말고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많은 시련에도 꾸준히 한걸음 한걸음 내딛어 나가기를 가득 찬 마음으로 응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