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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소리없는 살인자, 석면
2012년 11월 21일 (수) 15:21:05 편집국 webmaster@ecolaw.co.kr

얼마 전 공장 근처에서 주거하던 주민들이 악성중피종에 걸려 사망했다는 안타까운 기사를 보았다. 아무 거리낌 없이 사용되던 것들이 하루아침에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는 물질이 있다. 바로 석면이다.

석면은 금속 양이온을 함유한 함수규산염(含水硅酸鹽)광물로서 비연소성, 비전도, 비화학적 반응 등에 탁월한 성능을 보이며 과거 건축자재, 방화제, 절연재 등으로 많이 사용되었다. 하지만 1970년대 이후 석면이 인간에게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보고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석면의 위험성이 제기되었다.
 
석면 대부분이 비용해성 섬유소로 구성되어 호흡을 통해 흡입 할 시 대사되지 않고 체내에 남아 폐암이나 폐증, 늑막이나 흑막에 악성종양을 유발한다. 게다가 잠복기간도 길기 때문에 소리없는 살인자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현재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되어있다.

이러한 발표 이후 선진국들은 즉각 대처에 나섰으나 대한민국은 2000년대 중반부터 대책마련에 나서며 2009년이 되어서야 석면사용이 금지됐다. 그리고 2011년부터 석면피해구제법이 시행된 데 이어 올해 4월부터 석면안전관리법이 시행에 들어갔다. 그 사이동안 정부는 둔감한 대응으로 석면의 위험에 국민들을 방치한 것이나 다름없다.

법이 제정되어 시행되기 시작했으나 아직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오래전부터 ‘석면 환경’에 노출되어 온 우리 땅이나 주민의 몸이 어떤 상태인지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실정이며, 폐석면 광산 주변의 환경오염 실태와 주민건강을 조사하는 중이지만 지지부진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특히 농촌에서는 1960~70년대에 석면 슬레이트로 만들어진 지붕이 셀 수 없이 많은 건물들 위에 지금도 방치되어 있는 상태이다. 슬레이트 지붕 철거와 개량에 많은 돈이 들지만 정부의 지원이 매우 부족하여 대부분의 농민들은 불안에 떨며 살아가고 있다.

환경부는 ‘석면안전관리법’에 따라 석면 함유 물질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지만, 얼마 전 국회의 신축회관 증축에 있어서도 석면이 기준치 이상 검출되었으며, 경기 여주군에 있는 한 골프장의 모래에서도 석면이 검출되었다. 환경보건시민센터에 의하면 골프장의 한 홀에 깔린 검은모래에서 시료 7개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모두 0.25~1% 농도의 백석면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 골프장은 하루 250∼280명, 연간 6만 여명이 드나드는 곳이라 더욱 충격이다.

부산 역시 시내 초중고교 90%, 558곳이 세계보건기구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석면 공포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조사되어 천장 텍스의 교체가 시급한데, 모두 교체하는 데 2천600억 원 정도 든다고 한다. 앞으로 5년간 매년 356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아직 실행되고 있진 않다.

이처럼 석면의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곳들이 많지만, 정부가 별도의 예산을 만들지 않는 한 지지부진한 상황이 계속 될 것이다. 정부는 국민의 건강이 관계되어있는 중요사안임을 자각하고 수수방관하기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는 듬직한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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