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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제2의 구미사고는 없어야 한다
2012년 10월 08일 (월) 08:59:04 편집국. webmaster@ecolaw.co.kr

지난달 27일 구미에서 불산가스 누출이라는 끔찍한 사고가 벌어졌다. 불산은 쥐약과 살충제의 주성분인 맹독성 물질로 화학전에 사용되는 신경 독가스의 기본 물질이다. 이 무시무시한 독가스가 구미의 한 공장에서 대량 누출돼 공장 지역은 물론 인근 민가 및 농장에 순식간에 퍼진 것이다.

독가스의 위력은 가공할 만 했다. 사고는 공장 직원들이 2대의 20t짜리 탱크로리 가운데 1대의 불산을 모두 옮긴 후 2번째 탱크로리의 불산을 옮기기 위해 호스를 연결하던 중 가스 누출되며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불산가스에 노출된 직원들 5명이 사망하고 공장 주변에 있던 주민 2명이 독가스를 마시고 병원으로 후송됐다. 사고가 발생하자 당국은 인근 주민 314세대 535명을 긴급 대피시키고 인근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다.

불산가스 누출은 1차 피해보다 2차 피해가 더 컸다. 사고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들은 온몸에 발진이 일어나고 기침이 나며 호흡이 곤란한 증세를 겪었다. 구미소방서장은 병원으로 후송되기까지 했다.
가스에 근접한 소방관 뿐 아니라 현장 인근에 출동한 경찰과 공무원, 취재기자와 환경단체 관계자들 역시 모두 목과 눈이 따갑다는 증상을 호소했다. 현장에 떨어져 있는 민가의 주민들 역시 피해는 마찬가지였다. 기침과 함께 피가 섞인 침이 나오는 증세를 호소했다.

피해는 가축과 농작물로 급속히 번져갔다. 가스에 노출된 과수와 벼는 마치 고엽제를 뿌린 것처럼 말라죽었고 그 피해 면적은 100여㏊에 이르렀다. 인근의 가축 농가들의 소 1300마리와 말 1마리는 기침을 하고 콧물을 흘리며 사료섭취를 거부하는 이상 증세를 보였다. 또 사고 현장 주변에 세워둔 차량 25대가 부식되기까지 했다.

이렇듯 사고 피해는 속출하는데 정부의 대응은 한발 늦었다. 정부는 이번 사건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사고 일주일만인 4일에서야 현장에 조사단을 보내기로 하고 5일 ‘재난합동조사단’을 현지에 급파해 정확한 피해규모 조사에 착수했다. 

정부의 즉각적인 대처도 따져야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후 관리다. 언제 또 사고가 날지 모를 구미공단의 화학 관련업체에 대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구미상공회의소에 등록된 구미공단의 업체는 총 1,700여개이고 이 중 화학 관련업체는 총 50여개다. 대기업이 4개, 나머지가 중소기업으로 신고된 상황이다.

그런데 이들 업체 중에 노후된 구미 1공단과 산동, 해평 농공단지 등에 열악한 시설의 화학관련 가공 업체들이 소재해 있다는 사실을 관계당국은 주목해야 한다. 특히 이 지역은 현대화된 구미국가공단과 달리 시설이 열악한 비산동의 영세업체들의 주위에는 주택과 상가 등이 밀집돼 있다. 만약 제2의 독가스 유출사고가 일어나면 피해는 전보다 더 커질 것이다.

공장지대는 언제나 안전사고의 위협이 도사리고 있다. 그래서 언제 어디서 어떻게 무슨 사고 일어날지 예측하기가 힘들다. 그러나 화학업체들의 현황과 위험물의 목록을 미리 파악하고 정기 점검을 지속으로 이어나간다면 사고는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어떤 사고든 예방이야말로 최선이자 최고의 방책일 것이다. 정부합동조사단은 구미지역에서 벌어진 이번 사고의 급한 불부터 꺼야한다. 그리고 화학 업체의 정확한 실태조사에 들어가 정부가 직접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구미는 지금 유령의 도시가 되고 말았다. 불산가스로 가로수가 말라죽었고 인적마저 뜸해있다. 주민들의 불안감과 공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추석을 목전에 두고 터진 사고이라 더욱 마음이 아프다. 정부의 즉각적인 대처, 국민의 따듯한 관심 그리고 정확한 실태조사만이 놀란 구미 시민들을 조금이나마 위로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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