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오피니언 > 사설
프린트하기 신고하기 메일보내기  
<社說> 토양오염의 주범 된 주유소
2012년 09월 24일 (월) 10:39:26 편집국. webmaster@ecolaw.co.kr

최근 토양오염으로 적발되는 업체의 80% 가량이 주유소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7월, 환경부가 특정토양오염 관리대상시설을 대상으로 오염실태를 검사한 결과, 각종시설 중 78%가 주유소였다. 또, 기름 누출 여부를 검사한 결과 800곳 중 41곳이 탱크나 배관에서 기름이 샜다.

지난 5월에는 환경부가 서울 구로·강서구 소재 주거지역 인근 노후 주유소 및 산업시설에 대해 환경조사를 실시한 결과 조사대상 21개 업체 중 6개 업체가 토양오염우려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유소 시설 주변과 주유기 및 배관 주변에서 오염상황이 많이 발견됐다. 오염물질은 TPH, 벤젠, 톨루엔, 크실렌 등 모두 유류 성분으로 조사됐다.

주유소가 주범이 된 이유는 지하에 묻어놓은 강철 탱크가 녹슬면서 새는 기름이 한몫한다. 대부분의 주유소에서 사용하고 있는 기름 탱크는 철로 만든 한겹짜리 탱크이다. 부식이 심한 강철제로 만드니 보통 10년 내외면 탱크 안팎에 구멍이 날 수밖에 없다.

어떤 기름 탱크는 만든 지 2주도 안 돼 녹이 슬기도 한다. 땅 속에 묻은 철 탱크와 배관이 빗물에 녹이 슬어 구멍이 생기고 여기서 새어나온 기름이 토양을 오염시키게 된다.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서울 모 주유소는 지난 해 발암성 유독물질이 7배나 초과 검출된 경우도 있다.

모 정유사의 통계에 의하면 철 탱크 보유율이 40% 정도 육박한다. 주유소 관계자들도 상당수의 주유소들이 철제 기름 탱크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주유소가 토양 오염의 주범이 되는 것은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

기름유출을 막으려면 이중벽 탱크를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전체 주유소 중 2.7%만이 이중벽 시설을 갖추고 있는 실정이다. 기름 탱크를 교체하려면 10억 원 정도 드는 비용 부담 때문이다.

지난달, 헌법재판소는 토양을 오염시킬 우려가 있는 주유소와 공장 등을 토양오염관리대상 시설로 정한 구(舊) 토양환경보전법의 ‘장소’ 부분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마산시장으로부터 오염토양의 정화조치를 처분 받은 한 주유업자가 처분 취소를 요구하며 한 헌법소원에 대한 결과다.

헌재는 이 법이 토양오염물질을 생산·운반·저장해 토양을 오염시킬 우려가 있는 시설·장치·건물 등은 ‘장소’의 범위에 포함된다며 주유소가 토양오염의 관리 대상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헌재는 “토양오염관리대상 시설의 소유자나 운영자에게 선의나 무과실을 따지거나 면책하는 방법 없이 모든 책임을 지게 하는 오염원인자 조항은 소유자나 운영자의 재산권과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즉 장소는 문제지만 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말이다.

최근 일부 주유소의 경영난이 심각하다. 특히 정부가 야심차게 시행한 알뜰 주유소는 더욱 그렇다. 지난달 서울의 알뜰주유소 1호점이 경영난으로 문을 닫았고 지방의 알뜰주유소들도 실패한 정부정책이라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원인은 알뜰주유소에 공급되는 석유 가격이 일반 정유사의 공급가격과 큰 차이가 없고 제휴카드 할인 등이 적용되지 않아 오히려 주변의 저렴한 주유소보다 비싼 알뜰주유소까지 등장했다.

주유소는 토양오염의 주범이란 멍에에 경영난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다. 헌재의 결정과 주유소의 현실을 주시한다면 주유소에 대해서 정부는 당근과 채찍이 적절히 사용해야 할 것이다. 주유소에 대한 집중단속도 필요하지만 주유소업자를 배려한 세제 혜택이나 이중벽 탱크 설치비 지원도 함께 필요하다.

편집국.의 다른기사 보기  
ⓒ 환경법률신문(http://www.ecolaw.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뒤로가기 위로가기
프린트하기 신고하기 메일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