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법률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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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국민건강 무시한 수도법 개정

2007년 04월 20일 (금) 00:20:07

특별취재팀

<옥내급수관 갱생에 관한 특정기술 특혜의혹>

최근 환경부에서 수도법령 일부를 개정하면서 옥내급수관 세척, 갱생, 교체(2006. 12. 30 시행)와 관련한 조치사항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급수관 검사결과 조치사항(규칙 제9조의 12) 항목에 갱생 또는 교체 내용 중 갱생 방법에 대한 특정기술 접목에 따른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옥내급수관 세척, 갱생, 교체<2006. 12. 30 시행>
<대규모 건축물 급수관 검사 의무화(법 제21조)>
- 다중이용건축물·공공시설은 준공 후 5년 이후 매년 급수관 검사
- 수질기준 위반 시 세척, 갱생, 교체 등 조치의무

환경부는 우선 수도법령의 법 개정 목적을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안전하고 신뢰받는 수돗물’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환경부의 법 개정 목적은 이미 빛을 바랜지 오래다. 수돗물은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아 왔으며 이는 각종 설문조사에서도 명확히 드러나고 있다. 서울시민들을 상대로 조사한 여론조사(2005년 당시)에 따르면 수돗물을 그냥 마시는 시민은 0.7%에 불과했다. 절반이 넘는 56%가 수돗물을 믿지 못해 정수기 물을 마시고 있었으며, 끓인 수돗물을 마시는 사람은 27%, 생수·약수·지하수를 마시는 사람은 13.6%였다. 또한 정수기를 통해 걸러진 수돗물도 믿지 못해 이를 끓여 마시는 사람도 2.7%에 달한다는 조사가 나온 적이 있으며 여전히 먹는 물에 대한 불신은 없어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환경부가 최근 수도법령 개정에서 옥내급수관 세척, 갱생, 교체라는 항목에서 갱생에 국민의 건강을 오히려 해칠 수 있는 방법을 명시하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갱생에 의미를 관내부의 녹 및 이물질을 제거한 후 코팅 등의 방법으로 통수기능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명문화 하고 있어 특정기술 언급에 따른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옥내배관의 경우는 막 바로 시민들이 마시는 물이 최종적으로 가정으로 들어오는 관으로 어느 곳보다 안전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한 옥내배관의 노후와 불량으로 각종 민원이 발생하는 만큼 이번 수도법령 개정 목적에 부합되는 타당한 개정이 수반되어야 하지만 20년 넘게 수도 업에 종사했다는 K모씨는 “이미 실패한 방법(에폭시 도료로 코팅방법)을 환경부가 굳이 복원하고 법 개정 항목에 넣는 자체에 의문이 든다.”며 이번 수도법 개정에 따른 각계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일부 전문가와 업체 등에서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또한 특정기업체가 아닌 국내 수도 산업 전반의 의견을 수렴하고 국민의 안전과 관계 업체들의 권익을 보호해야 할 한국상하수도협회 역시 이번 수도법 개정에 관하여 환경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어 협회의 역할이 아닌 관변단체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년 전에 이미 용도 폐기된 공법”
수년간 대형 수도관을 납품한 H모 업체 영업부장은 “에폭시 코팅 공법을 실제로 상수도관 복구에 일부 사용했던 예가 있었다. 하지만 현재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으며, 10년 전에 이용했던 구간에 에폭시 코팅이 들뜨는 현상과 부식 및 수밀성 제고 등의 문제로 제대로 효과를 내지 못해 시중에서는 용도 폐기된 상황이다”며 현장에서는 이미 사라진 공법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한 지난 2월22일 한국상하수도협회 주관으로 한국수자원공사 수도권통합운영센터에서 열린 ‘옥내급수관 세척·갱생 관련 워크샵’에서는 발표자로 참석했던 환경부와 수처리 선진화 사업단 관계자가 발표한 내용 중에 에폭시 코팅을 옥내급수관에 가장 적합한 갱생공법이라는 오해를 주고 있다고 행사당일 참석한 참석자들이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에폭시 코팅 업체들에서 조차 “이 공법은 상수도관과 같은 대행관로에는 효과가 있으나 옥내급수관과 같은 소형 관로에는 고르게 발포하기가 극히 어려우며 오히려 배관을 막히게 할 수 있어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작년 12월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실시한 한 아파트(서울 소재D 아파트) 옥내급수관 진단·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갱생공법에 대해 ‘온수관은 이전에 에폭시 공법을 이용하였으나 에폭시도막 위로 조그만 구멍(핀홀) 발생 및 손상되어 있고, 냉수관은 에폭시로 하였음에도 일부 녹이 발생하였다.’라는 진단 결과를 내놓고 있어 서울시 자체에서도 특정 공법을 이용한 갱생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실패한 방법 왜 환경부, 서울시, 수처리선진화 사업단 한 목소리?
지난 2월22일 한국수자원공사 수도권통합운영센터에서 옥내급수관 세척·갱생 관련 워크샵이 환경부 주최, 한국상하수도협회 주관으로 성황리에 열렸다.
이날 워크샵에서는 환경부 관계자, 한국상하수도협회 관계자, 서울시 관계자, 수처리선진화사업단장 등이 참석해 갱생에 대한 우수성을 강조하는 장으로 어느 특정 주제 합리화에 수도 관계 부처와 협회 그리고 사업진행 기관까지 나서 홍보하는 장이었다는 업계들의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이 자리에 참석했던 A업체 S모 대표는 “환경부와 환경부 관련기관에서 이토록 갱생(에폭시 도료를 사용한 옥내급수관 피복 갱생)에 대해 침이 마르도록 선전하는 것은 처음이었다.”며 “모종의 이해관계자들 간의 단합이 있지 않을까”라는 개인 의견을 제시했다.

오해의 소지가 있는 수도법 개정
환경부는 수도법 상에서 갱생의 의미를 “관내부의 녹 및 이물질을 제거 한 후 코팅 등의 방법으로 통수기능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에폭시 등 라이닝 공법에 국한된 정의로 규정함으로써 시장에서 효과가 확인된 다양한 수처리 제품이 갱생공법이라는 테두리 안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처음부터 차단했다는 지적이다.
코팅의 방법을 이용하여 급수관을 “갱생”하도록 국한되어 있는데 이는 “갱생”은 바로 “코팅”이라는 의미로 잘 못 오해소지가 있다.
따라서 법조항에 특정 공법만을 특화하는 것은 여타 수도관 개량에 대한 신기술과 신공법을 환경부가 사장시키는 꼴이 된다.
중소기업들의 경기 활성화와 환경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환경신기술 장려 문화와 배치되는 이번 수도법 개정에 갱생에 대한 의미로 코팅을 항목으로 넣은 것은 관련 기업들의 기술개발의 퇴보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선택권마저 무시한 직무유기에 해당된다는 것이 업계 주장이다.
따라서 환경부는 갱생을 코팅이라는 특정 공법 만에 한정짓기 보다는 그 공법이 가져야하는 당연한 기능인 “통수 기능 회복 및 배관의 내구성 향상”이라는 본래의 의미를 언급하므로 해서 시장의 저변화와 소비자가 원하는 공법 및 장치를 선택할 기회를 보다 다양하고 공정하게 부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