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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산하 한국관리공단이 건당 사업비가 수천억원에 이르는 한국환경공단 발주 ‘턴키공사’(설계, 시공 일괄입찰공사) 업체 선정 과정에서 비리가 있음이 확인되어 인천지검 특별수사부의 수사를 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설계분과 심의위원들은 환경공단 간부, 특허청 서기관, 국립대 교수, 서울시 공무원들로 지난해 5월부터 10월까지 심의위원으로 활동하면서 50명 중 절반에 가까운 23명이 입찰 참여업체로부터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 심의위원 50명 전체에 대한 조사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수사가 진전됨에 따라 추가 입건이 나올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실제 설계평가에서 해당 업체의 역량과는 상관없이 돈을 제공받은 업체에 1등 점수를 준 것으로 밝혀졌다. 그야말로 로비를 얼마만큼 잘하느냐가 업체의 능력이 되는 것이다.
건설 회사들은 이와 같이 금품을 제공한 후 1등 점수를 받지 못하더라도 심의위원에게서 주었던 돈을 되돌려 받지 않는 것이 관행이다. 왜냐하면 다른 공사 발주 때 심의위원은 50명의 후보군 안에서 재선정 되므로 같은 심의위원이 다시 평가 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일종의 ‘보험’에 든 것으로 업체들은 손해 볼 것이 없다.
이같이 업체들은 뇌물로 들어간 돈을 공사비 부풀리기로 충당하기 때문에 국책사업에 관련된 부패는 결국 국민 혈세의 낭비와 공사 부실로 직결된다.
턴키공사 발주의 구조적인 허점도 간과(看過) 할 수 없는 문제이다. 수주업체를 선정 할 때 시공능력, 입찰가격, 설계점수로 평가하는데 시공능력은 대부분의 건설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하므로 별 차이가 없고, 입찰가격으로도 큰 차별화가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설계점수 차이로 수주업체 선정의 당락이 결정된다. 하지만 설계점수는 심의위원 주관에 의해 책정되므로 로비의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
환경부는 지난 1월 말 환경부 전 직원을 대표하여 청렴실천 서약식을 가진 후 몇 개월이 채 지나지도 않아 산하기관에서 이러한 비리문제가 불거져 낯이 서질 않을 것이다. 이에 대응하여 환경공단은 취약분야에 대한 자체 감찰활동을 강화하고 부패행위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도를 도입하는 등 올 초부터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일에는 한국환경공단 본사에서 유영숙 환경부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부패행위 근절을 위한 청렴실천 결의대회’를 개최하여 반부패 계획을 수립,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으로는 아직 부족하다. 국토해양부에서처럼 이미 비리를 저지른 업체에는 공공에서 발주하는 모든 턴키사업 수주를 못하게 막아야한다.
국책사업의 경우 규모가 크기 때문에 자칫 잘 못 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사태로 이어진다. 몇몇 사람의 배를 채우기 위해 비리가 끊이질 않는다면 국가의 대사를 그르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작은 비리부터 대통령 친인척 비리까지 학연, 지연 등 얽히고설켜 이제는 진절머리가 난다. 이번 기세가 용두사미(龍頭蛇尾)에 그치지 않고 부패 근절의 신호탄이 되어 부패 없는 나라를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