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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제2롯데월드, 국민 생명과 안전 담보로 재벌특혜 안된다.

2009년 01월 21일 (수) 00:20:09

편집국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잡고 오랜 논란을 벌여왔던 잠실 제2롯데월드 신축을 허용할 생각인 것 같다. 하지만 이는 지난 14년간 비행 안전을 이유로 555미터의 거대한 빌딩을 짓는 것을 반대해 온 그간의 정부의 입장과 완전히 상반되는 것이다. 또한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재벌 그룹에 엄청난 특혜를 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더욱이 성남지역 100만 시민들의 불편을 무릅쓰고 건축고도를 45미터로 제한한 내용과도 정면으로 충돌되기에 벌써부터 성남 시민들의 분노도 만만치 않다.

롯데그룹은 지난96년 이후 14년 가까운 세월동안 집요하게 제2롯데월드 신축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한나라당 정권이었던 김영삼 정부시절부터 지난해까지 정부는 한결같이 서울공항에서 뜨고 내리는 비행기가 초고층 건물과 충돌할 가능성을 이유로 건축허가를 하지 않았다. 이와같은 정부의 입장은 불과 1년여 전인 지난 2007년 7월에 열린 ‘행정협의조정위원회’에서도 변화되지 않았다. 역시 “비행안전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였다.

이를 고려할 때 이번에 정부가 입장을 전격 바꾼 이유는 오로지 이명박 대통령의 ‘친 재벌 정책’에 입각해서 “전향적 검토”를 지시한 이후 신축허용의 명분을 찾은 것에 불과하다. 결국 이명박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재벌 대기업에 특혜를 주는 무모함까지 보이고 있는 것이다. 만약 정부의 설명대로 동편 활주로 각도를 3도가량 변경해서 비행기의 안전운행이 보장되는 일이었다면 역대정권들이 이를 해결하지 못 했을 리 만무이기 때문이다.
최승국 / 녹색연합사무처장

정부는 이번 신축허용 방침의 또 다른 이유로 건설경기 활성화와 고용창출도 언급하고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아무리 건설경기 활성화도 좋고 고용도 좋지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이다. 만약 그럴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그 정부는 이미 국민을 대표할 수 없다.

한 가지 더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도시는 옮길 수 없어도 군부대는 옮길 수 있는 것 아니냐?”라며 제2롯데월드 신축을 밀어붙인 대목이다. 555미터짜리 초고층 건물을 짓지 않는다고 도시도 옮겨야 한다고 누가 말했는가? 단지 비행안전을 위해 고도제한 규정을 지켜온 것뿐이고 앞으로도 지키는 것뿐이다. 롯데에서 건물을 신축하고 싶고, 이명박 대통령이 재벌에게 특별한 기회를 주고자 한다면, 그가 좋아하는 법질서 테두리 내에서 고도를 낮추어 지으면 그만인 것이다. 이를 두고 온 나라를 시끄럽게 하는 것은 무슨 심보인지 모르겠다.

아직 최종결정까진 약간의 시간 여유가 있다. 이제라도 이명박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건 무모한 도박을 중단하길 바란다. 대통령은 한 나라의 지도자이며, 또한 군의 최고 통수권자다. 군에서 안전을 이유로 13년 이상 반대해 온 사업을 최고 통수권자가 다른 이유로 추진을 강행한다면 이는 군의 정책방향마저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재벌 특혜와 바꾸려는 제2롯데월드 건설 허가 방침을 즉각 취소할 것을 강하게 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