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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로켓배송 과로 문제가 여전히 사회적 논란으로 남아 있는 가운데,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쿠팡과 협력해 정부 인증 녹색제품 연중 기획전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녹색제품의 유통 확대와 소비자 접근성 강화는 필요한 일이지만, 그 협력 대상과 방식은 공공기관의 책임과 국민 눈높이에 맞아야 한다.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는 단순한 기업 내부 사고가 아니었다. 정부는 2025년 11월 30일 관계부처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국민 피해 확산 방지와 불안 해소를 정부 차원의 과제로 다루었다. 이는 개인정보 유출이 특정 부처만의 소관 문제가 아니라, 정부 전체의 소비자 신뢰와 관련된 사안임을 보여준다.
또한 쿠팡의 로켓배송·새벽배송을 둘러싼 과로 문제 역시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빠른 배송을 앞세운 성장 모델 뒤에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 문제가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개인정보 보호와 노동 안전에 대한 책임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은 기업이 ‘정부 인증’, ‘착한상점’, ‘친환경 소비’라는 이름으로 홍보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녹색소비는 단순히 친환경 제품을 많이 판매하는 것이 아니다. 제품의 환경성뿐 아니라 유통 과정의 책임성, 소비자 신뢰, 노동 안전이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정부기관이 쿠팡과 협력해 녹색제품 기획전을 운영할 경우, 소비자들은 이를 정부가 쿠팡의 신뢰성을 인정하거나 사실상 면죄부를 부여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우리는 녹색제품 보급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공공기관이 소비자와 노동자의 권리를 침해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기업과 협력할 때에는 더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 공공기관의 신뢰가 특정 기업의 이미지 회복 수단으로 활용되어서는 안 된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쿠팡과의 정부 인증 녹색제품 기획전 협력을 재검토하라.
둘째,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민간 플랫폼과 협력할 때 개인정보 보호, 노동 안전, 피해구제, 기업 책임성을 함께 검토하는 기준을 마련하라.
셋째, 쿠팡은 친환경 협력 홍보에 앞서 개인정보 유출 피해구제와 재발방지 대책, 로켓배송 과로 문제 개선 방안을 먼저 제시하라.
넷째, 정부 인증 녹색제품의 유통 확대는 특정 대형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유통채널, 중소상공인, 사회적경제 조직, 지역 유통망과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
녹색소비는 빠른 배송의 포장지가 아니다. 소비자의 개인정보와 노동자의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플랫폼에 ‘녹색’의 이름을 얹어서는 안 된다. 정부기관의 책무는 기업의 이미지를 회복시키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권리, 노동자의 안전, 공공의 신뢰를 지키는 것이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쿠팡과의 협력이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지 다시 판단해야 한다. 개인정보 유출 책임도, 로켓배송 과로 문제도 끝나지 않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쿠팡과의 녹색 협력이 아니라, 공공기관의 책임 있는 재검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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