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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덕길 박사
한국외대 연구교수
(前)국립환경연구원장 |
인류문명과 환경위기를 살펴보면, 인류는 30만년 전 지구에 등장하여 1만년 전에 정착생활을 시작한 이래 자연과 싸우고 타협하며 살아왔다. 18세기에 산업혁명이 일어났고, 인구가 증가하고 경제와 산업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환경문제가 나타났는데, 환경오염이 발생하고 기후변화가 사람의 안녕을 위협하고 있다.
세계 인구가 82억 명을 넘어서면서 육지의 40%가 농지와 도시 지역으로 개발되어 지구의 생태적 기능은 이미 임계점에 도달하였는데, 현재 상황을 그대로 방치하면 앞으로 수십년 안에, 늦으면 금세기 말에 가서는 사람이 살기 어려운 지구촌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산업혁명과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의 발전은 환경문제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18세기에 시작된 산업혁명은 자원과 에너지 사용을 크게 늘리면서 환경 파괴를 주도했다.
21세기에 들어와 4차 산업혁명이 이어지면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인공지능(AI)이 등장하여 인류의 경제와 산업은 물론 사람의 생활 양태까지 바꾸고 있다. AI는 인간의 학습, 추론, 지각, 언어이해 능력을 컴퓨터로 구현한 시스템으로, 단순히 정해진 규칙을 시행하는 단계를 넘어 스스로 학습하고 판단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과거 데이터를 통해 결과를 예측하는 머신러닝(Machine Learning)과 인간의 신경망을 모방하여 비정형 데이터를 분석하는 딥러닝(Deep Learning)의 단계를 거쳐, 현재에는 복잡한 상황에서 최적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으로 그 영역이 넓혀지고 있다.
최근 등장한 휴머노이드 로봇은 사람과 유사하게 주어진 작업을 완벽하게 수행하는 로봇으로 발전하고 있다. AI는 이제 기술적 도구를 넘어 범용 기술로 진화하여 사회 전반을 재편해 나가고 있는바, AI는 이제 산업과 비즈니스, 전문 과학, 의료, 일상생활에서 인간의 한계를 보완하거나 대행하고 있다. 당연히 AI는 현재 우리가 맞닥친 환경위기를 극복하는 효과적인 방안을 찾아낼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인공지능의 환경보호 지원 역할이 주목된다. AI는 환경보호에서 재래의 사후 대응 방식을 선제적 예측과 최적화에 기반한 환경관리의 수단을 제공한다. AI는 위성 영상자료와 방대한 환경·기상 관측자료를 분석하여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를 학습하여 예방 중심의 선도적 환경관리 체계를 구축하도록 지원한다. AI는 이러한 빅데이터를 기초로 환경의 현황을 분석하고 미래 상황을 예측하여 이에 맞은 최적의 환경정책과 환경보호계획을 수립하여 시행하는 것이 가능하다.
기후변화 대응 측면에서도 AI의 역할은 중요하다. 기후변화와 재난 대응은 방대한 자료의 처리를 해야 하는데, AI는 과거의 집적된 데이터를 학습하여 기후변화를 예측하고, 기후 모델링으로 여러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하여 홍수, 산불, 태풍, 가뭄 등 환경 재난을 사전에 인지하고 조기경보 시스템을 가동하여 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AI를 이용하여 지능형 전력망을 구축하고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하여 탄소배출을 감축하면 인류 공동의 목표인 2050 탄소중립을 적기에 실현할 수 있다.
순환경제와 AI 로봇의 결합 또한 중요한 변화이다. AI는 생산, 사용, 폐기로 이어지는 기존의 선형 경제구조를 탈피하여 자원의 재사용과 재활용을 극대화하는 순환경제 시스템의 구축을 지원한다. 제품의 설계 단계에서부터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고 생산공정을 최적화하여 낭비를 제거하며, 소비 단계에서의 정확한 수요 예측과 AI 로봇이 지원하는 자동화된 폐기물 분류 작업을 통해 자원이용 효율을 극대화한다. 이러한 과정의 효율화는 자원과 에너지의 낭비를 최소화하여 실질적인 환경 개선에 기여하게 된다.
이처럼 AI는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강력한 도구이지만,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만능 수단은 아니다. AI의 오류나 오판이 새로운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기술 활용과 함께 위험 관리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은 이미 인공지능기본법을 시행하고 관련 제도와 윤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지만, AI를 환경 관리와 정책에 본격적으로 활용하기까지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정부는 AI 기반 환경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전담기구를 통해 연구개발과 활용을 확대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기후변화와 환경 위기에 대응하고 지구적 환경문제 해결에 기여할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