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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규제와 신뢰의 보호
2018년 05월 24일 (목) 10:30:02 환경법률신문 webmaster@ecolaw.co.kr
   

▲ 김종민 변호사

법무법인(유한) 동인

(前)광주지검 순천지청장

일상화 된 미세먼지와 최근의 폐기물 대란에서 보듯 환경문제는 정치, 경제, 사회 전 분야에서 중요한 이슈가 되었다. 

물 맑고 깨끗한 환경을 자랑하던 우리나라가 어느새 바깥 활동조차 마음 놓고 하지 못하는 처지가 되면서 쾌적하고 건강한 환경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도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정부와 지자체는 최근 몇 년간 환경 규제를 선진국 수준으로 대폭 강화해 왔고 앞으로도 그러한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급속하게 강화된 환경 규제에 따라 발생하게 된 또 다른 문제나 부작용에 대해 충분한 대비가 되어 있느냐 하는 것이다.

과거 급속한 경제발전의 과정에서 환경보호를 위해 충분한 대비를 하지 못했고 국가 경제적으로도 이를 감당할 능력이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다. 특히 대기업에 비해 경영 상황이 좋지 못한 중소기업들은 환경설비에 충분한 투자를 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는데 선진국 수준으로 빠르게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것이 기업경영의 중대한 변수가 되어 버렸다.

행정당국은 강화된 환경법규에 따라 법집행을 하고 위반사항이 있을 때 행정처분을 하면 충분히 제 역할을 다한 것인가. 결국 환경규제 강화의 속도와 방법이 문제다. 아무리 좋은 환경법규라도 기업과 사회가 이를 받아들일 여건이 되지 못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고 부작용만 커진다.

수십 년 동안 정부와 행정당국을 신뢰하고 사업을 해왔는데 환경법규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하루아침에 조업정지 처분을 하는 것은 기업에 대한 사망선고나 마찬가지다. 그런 만큼 환경보호와 기업의 신뢰보호 사이의 조화와 균형이 중요하다. 그런데 현실은 기업의 어려운 경영상황을 고려하기 보다는 엄격한 법집행이 우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집단민원이 발생한 곳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환경규제의 강화는 사회적 비용의 증가와 시민의 불편함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이를 전적으로 수용할 만큼 성숙하였는지 의문이다. 폐기물 대란을 되풀이 하지 않고 환경오염을 막으려면 궁극적으로 1회 용품 사용과 과대포장을 금지해야 하고 환경오염 주범인 화학물질 사용을 금지해야 하지만 불가능한 현실을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앞으로의 환경규제는 일방적인 규제 강화와 단속, 행정처분으로 이어져서는 곤란하다. 고의적이고 상습적인 환경사범은 엄벌해야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어려운 경영 여건 하에서도 환경규제를 준수하려고 성실히 노력하고 있다. 정부와 행정당국은 규제 일변도의 정책에서 벗어나 기업의 신뢰를 보호하고 기업경영과 환경규제가 조화와 규형을 이루도록 정책적 역량을 강화하고 합리적인 법집행을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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